“당분간 국내 인프라 시장에는
공항건설이 대표사업이 될 걸로 보인다
건설이 확정된 김해와 제주 신공항,
소규모지만 울릉도와 흑산도 신공항,
여기에 대구공항의 이전도 거론된다”

국내건설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인프라시설 중 하나가 인천국제공항이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12년간 국제항공협의회 주관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천공항도 건설 초기에 극심한 반대가 있었다. 경제성은 물론 바다를 메운 연약지반 기술, 그리고 갯벌과 철새 등 환경문제 등이 반대 명분이었다. 필자가 아직 기억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를 질타하는 어느 경제학자의 주장이었다. 매립지의 부등침하로 인해 보잉 747여객기가 착륙할 때 활주로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이 압권이었다. 기술적인 전문지식보다 귀 동냥으로 얻은 지식을 확대 포장하는 기술(?)이 뛰어난 학자였다. 이런 황당한 주장에 대해 당시 언론도 검토해 볼 만한 주장이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달 6일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이전인 1월18일에 정식으로 제2터미널 개항 예정일을 발표했다. 다른 나라에는 한 공항 복수 터미널이 여러 곳 있지만 국내는 최초다. 제2터미널이 개항되면 승객 처리능력이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 제2터미널 개항에는 일일 상주 근무인원만 1만2000명이다. 순수하게 늘어나는 일자리만 8500개나 된다. 건설 중 생산유발효과는 12조3000억원이었고 고용도 9만3000명에 이르렀다. 2009년 8월에 3조9000억원 예산으로 착공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2개항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정부는 인천공항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여객 기준 처리능력 1억명을 넘기는 세계 최대 공항에 올라서기 위한 첫발인 셈이다. 당분간 국내 인프라 시장에는 공항건설이 한국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건설이 확정된 김해와 제주도 신공항, 그리고 소규모지만 울릉도와 흑산도 신공항, 여기에 대구공항의 이전도 거론되고 있어 국내에서 공항건설 전성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공항 건설은 건설인이 보지 않는 숨겨진 사실이 많다. 허브공항일수록 항공사를 유치해야 경제성이 높아진다. 국제항공사를 유치하면서 개항 날짜를 최소 몇 개월 전에는 알려줘야 한다. 개항일을 지키지 못하면 항공사에 불신을 주기 때문에 항공사 유치에 치명적이다. 동시에 개항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완벽한 개항(지금의 인천공항 상태)을 위해 총 80개에 달하는 시스템에 대한 연습, 그리고 또 연습의 연속이다. 수하물처리시스템과 여객정보시스템에 대한 완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조품과 일반인이 대거 동원된다. 국제허브공항은 교통시설인 동시에 작은 도시다. 제2터미널만 해도 상업시설이 140여개나 된다. 쇼핑센터와 식당, 호텔 등이 동일 공간에 들어선다. 일일 상주인구 1만2000명, 유동인구 5만명 등 6만명이 거주하는 건물 도시다. 

국제공항 개항일은 자국은 물론 전 세계 항공산업으로부터 주목을 받는 단 한번의 최대 이벤트다. 인천공항이 유명해진 배경에는 1단계 개항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제허브공항 개항 시 거의 전부가 큰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에 개항일이 늦춰졌거나 혹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인천공항은 전 세계 허브공항 개항일과 달리 안전과 성능에 문제가 제기되지 않아 세계 항공산업계를 놀라게 했었다. 

제2터미널 개항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에 하는 이유는 선수단의 교통편의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이 국제 공항산업계에 미치는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계올림픽과 달리 동계올림픽 선수단이 가진 특성 때문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 선수단이 가진 짐이다. 스키나 루지 등 각종 장비과 선수 개인 소장 물품이 많다고 한다. 일반 승객 수화물보다 4~5배나 크고 무겁고 비정형이다. 수화물처리 과정에 해독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덴버신국제공항의 개항일이 18개월이나 늦어지게 된 것도 수화물처리시스템의 해독률 때문이었다. 덴버공항은 해발 1100m에 위치해있다. 각지에서 스키어들이 모여든다. 사람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비정형 개인 수화물이지만 정교한 해독장비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화물이 항공기에 탑재되지 않을 확률이 공항마다 차이가 있다. 세계 평균은 10만개당 1.4개지만 인천공항은 0.7개에 불과하다.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면서도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사람의 역량 차이로 볼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의 수화물 분실률은 백만개당 2~3개에 불과할 정도로 정교하다. 필자가 출장 목적으로 프랑스나 스페인 등을 방문할 경우 기내 가방으로 대체하는 것도 분실경험 때문이다.

한 국가의 개인 소득이 2만불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항공승객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국내는 이 단계를 넘어 남북통일이라는 변수가 살아있다. 통일한반도에서 교통인프라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공항건설에 대한 실증된 경험과 지식을 세계시장에서 상품화시킬 잠재력이 한층 높아지게 됨을 기대해 본다. 국내 공항을 넘어 세계 공항건설과 운영 시장을 한국건설이 주도할 기대도 동시에 가져 본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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