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대출만 7조 이상 증가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시장 급등세를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 방안을 줄줄이 내놨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년 새 오히려 1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총 잔액은 377조79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2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인 362조7093억원보다 15조879억원 늘어난 수치다.

2016년 한 해 동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1조9349억원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춤하기는 했지만, 대출 규모는 여전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전월보다 2조792억원, 9467억원 줄어들며 꺾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옥죈 직후인 8월과 9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2조4654억원, 2조5887억원 늘었다. 이후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12·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까지 발표됐지만, 주택담보대출액은 매달 약 2조원씩 불어났다.

지난해 개인신용대출도 7조원 이상 늘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7조3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2186억원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대출 조이기가 시작된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4조8397억원이 늘었다.

이는 8·2 부동산 대출로 주택담보대출이 갑자기 막히면서 잔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던 주택 구매자들이 신용대출을 택한 탓에 발생한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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