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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하도급법, 수급사업자 보호엔 아직 갈 길 멀다

“기술자료 탈취 인정범위를 넓힌 것과
하도대 조정신청·협의 대상 사유를
공급원가 변동으로 확대한 것은
수급업자에게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의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개정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을 지난달 16일 공포했다. 

개정된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기술자료의 인정범위를 현행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자료로 확장, 둘째, 하도급대금 조정신청·협의 대상사유를 현행 ‘원재료의 가격변동’에서 ‘목적물 등의 공급원가의 변동’으로 확대, 셋째,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수급사업자가 기술자료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 등을 부당한 경영간섭의 한 유형으로 간주, 넷째, 공정위, 법원 및 수사기관의 조사에 협조한 행위도 보복조치의 한 유형으로 간주, 다섯째, 3배 배상제도의 대상에 ‘보복조치’도 추가한 것이다.

이는 보호대상인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의 범위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맞춰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자료로 확장하고 계약기간 중에 최저임금, 공공요금 상승 등으로 인해 공급원가가 증가하는 경우,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적으로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사유없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의 수출을 제한하는 행위 등을 부당한 경영간섭으로 보아 이를 금지함으로써 원사업자로부터 이러한 행위도 하도급법위반행위임을 알게 해 자제하게 하거나 수급사업자에게 이를 들어 거부할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수급사업자가 공정위 등 관계 기관의 조사에 협조했음을 이유로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위탁취소하거나 물량감축, 하도급대금 미지급 또는 감액 등을 할 경우 역시 보복조치로 봐 이를 금지시킴으로써 수급사업자를 넓게 보호하려는 취지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개정으로 수급사업자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는 규정은 기술자료의 인정범위를 넓힌 것과 조정신청·협의 대상사유를 ‘원재료의 가격변동’에서 ‘목적물 등의 공급원가의 변동’으로 확대한 것이다. 

현행 하도급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 대해 기술자료의 제공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고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라도 요구목적, 비밀유지에 관한 사항, 권리귀속 관계, 대가 등을 기재한 서면을 수급사업자에게 주도록 돼 있다. 이때 기술자료의 인정범위와 관련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에 다툼이 간혹 발생되는 경우가 있고 나아가 특수 공사의 세부도면이나 공사 노하우가 담긴 자료 또는 수급사업자 스스로 개발한 기술이 담겨 있는 자료에 관한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거나 기술탈취 논란이 벌어졌는데, 이번 개정법은 어느 범위까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로 볼 것인지에 대해 그 인정범위를 넓힌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임금 또는 공공요금의 상승 등으로 원가가 변동됐을 때도 하도급대금에의 반영 여부가 문제돼 왔었는데, 이번에 이에 관해 명문으로 규정함으로써 다툼의 소지를 없앴다. 그러나 하도급 현장의 실상과 하도급사건의 처리실태를 보면 이 정도의 개정을 갖고 과연 수급사업자의 권익향상에 얼마만한 기여가 될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기술자료의 인정범위와 관련해서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 노력’으로 표현만 바뀌었지 법률전문가인 필자로서도 유의미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법개정 취지를 제시해 법원에게 구체적 사안마다 그 인정범위의 폭을 판단하게 하고, 그 판결례 축적에 따를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수급사업자에게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조정신청·협의 대상사유에 관해서도 사실 현행 하도급법 제4조(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금지) 또는 제20조(탈법행위의 금지) 규정의 해석론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수급사업자의 보호에는 아직도 미진하고 갈 길이 멀다. 물론 공정위도 이 점을 직시하고 지난해 12월28일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면의 한계상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가 없지만, 아직도 하루하루 연명해가다시피 하는 수급사업자가 많은 현실에서 입증책임의 전환, 고발지침의 개정, 신속한 하도급사건 처리를 위한 조직과 인력 증원 등 근원적 해결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종합법률사무소 공정 대표변호사

※ 이번호부터 논단 필진에 새로 참여한 황보윤 변호사는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서 검사로 근무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1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등의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황보윤 변호사  law-kee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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