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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공시가격 현실화’
  •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 승인 2018.07.0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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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종부세’라고 불리는 종합부동산세.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납부를 경험했던 서울 강남구 주민들은 종부세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생생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던 절친의 누이.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때는 본인의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기쁨도 잠시. 부동산 거품 해소 목적의 종부세가 2005년 도입되면서 연말까지 수천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수천만원의 유동현금이 없었던 이분은 세금 일부를 급전으로 빌려 충당했다. 이후 이분은 본인의 입으로는 계속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 통념상 열성적인 지지는 철회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거론되던 보유세(재산세+종부세) 강화가 윤곽을 드러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특위)는 지난 3일 정부에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제출했다. 보유세 개편안 주요 내용은 80%인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부터 해마다 5%포인트(p) 올리고 세율은 과표 6억원 초과(주택 기준) 구간에서 0.05~0.5p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종부세 개편 권고안 영향권 내 있는 사람은 34만명으로 예상되고 예상 세수 효과는 1조1000억원 정도다. 권고안에 대한 재정특위 설명은 간단명료하다. 2006년 대비 2016년 부동산 자산 총액이 75%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종부세액은 11% 줄어 조세정의 확립 차원에서 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재정특위 보유세 개편 권고안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일보와 국민은행WM 스타자문단 조사에 따르면 강남3구 초고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1주택자의 세 부담 증가 폭은 7만~78만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대신 이번 권고안으로 인해 공시가격 제도 현실화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시가격은 주택 과세 기준으로 통상 시세의 50~70% 정도로 잡는다. 건설산업연구원 출신인 김현아 의원은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보유세에서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과표, 즉 공시가격의 적절성, 형평성 문제라고 보는데 그 문제는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개인적 경험에 비춰 충분히 공감한다. 결혼을 앞두고 2007년 부산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해 말 재산세를 통지받았는데 시세에서 세율을 계산한 결과 세금보다 적어서 이유를 알아 보다 공시가격이 과세기준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3년 뒤 집을 팔 때 시세는 70% 올랐는데 재산세는 고작 연간 5만~10만원 더 납부하면서 ‘이게 맞나’라고 자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국토부 몫이다. 주무 장관도 최근 공시가격 투명성과 형평성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국민 체감에 맞게 공시가격 현실화를 이끌어낼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재정특위가 해묵은 과제인 ‘공시가격 현실화’를 화제로 끄집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zy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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