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는 건설경기 하락 등 따른 노동수요 축소가 원인”

노동수요가 줄어들어서든, 실업자의 산업 간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미스매치에 의해서든 최근 5년간 국내 실업률 상승에 건설업 업황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발표한 ‘2014년 이후 실업률 상승에 대한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7년 실업률(계절조정)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산업간 미스매치였지만 작년 4분기~올해 3분기의 실업률 상승은 노동수요 부족이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운 연구위원은 올해 노동수요 감소의 배경으로 건설경기 하락과 함께 구조조정, 노동비용 상승 등을 지목했으며, 이전에는 제조업에서는 구직자가 과다하고 건설업에서는 과소한 현상이 발생하면서 산업간 미스매치가 심화했기 때문으로 분석, 건설업황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보고서는 실업의 원인을 실업자 수가 빈 일자리 수보다 많아서 생기는 ‘노동수요 부족에 의한 실업’, 특정 산업에 빈 일자리가 많고 다른 특정 산업에는 실업자가 많지만, 제약 요인으로 인해 실업자의 산업 간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실업이 생기는 ‘산업간 미스매치에 의한 실업’으로 크게 구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업률은 작년 4분기보다 0.38%포인트 높았는데 요인별로 보면 수요부족이 실업률을 0.25%포인트 끌어올리며 기여율 67.4%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노동수요 부족에 관해 제조업 및 서비스업에서의 구조조정 진행, 건설경기 급락, 전반적인 노동비용 상승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산업 미스매치 실업률은 하락했는데, 이는 주택건설 감소로 인해 건설업의 일자리 초과 공급 현상이 완화하고, 도매 및 소매업에서는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실업자들이 취업 가능성이 큰 다른 산업으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2014∼2017년 사이에 나타난 실업률 상승에는 산업 미스매치의 영향이 수요부족보다 큰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당시 제조업에서 적정 수준보다 구직자가 훨씬 많이 증가했고, 건설업에서는 적정 수준보다 구직자가 더 많이 감소해 산업간 미스매치가 심화했다고 밝혔다.

2015년 이후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제조업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주택건설의 급증은 건설업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타났으나 건설업으로의 실업자 유입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실업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수요 진작,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며 새로운 노동수요를 만들 수 있도록 혁신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산업간 미스매치로 인한 실업을 줄이려면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경직성이 완화돼 산업 간 실업자들의 이동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 및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임금·근로조건 경직성 완화, 원·하청 사이의 불공정한 거래제도 개선, 기술 수준 변화에 부합하는 탄력적인 임금·근로조건 조정 등을 세부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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