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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재해 예방 최선책은 공기·비용 확보뿐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근로자인 김용균 씨 사망재해 발생을 계기로 연초부터 개정작업을 벌였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연말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달 8일 국무회의에서 공포안이 의결됐다.

‘김용균법’,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등으로 불린 이번 산안법 개정안은 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책임 및 법 위반 시 제재 강화가 주내용이다. 특히 사업주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가 사망하는 경우 법인에 대한 벌금형의 법정형을 현행 ‘1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대폭 상향한 대목을 보면서 건설업체들의 시각은 착잡하기만 하다.

수년 동안 다른 산업부문에서는 산재사망자가 계속 줄었지만 건설업은 2015년 437명에서 2016년 499명, 2017년 506명을 기록하는 등 3년간 16.7%(69명) 증가했다. 또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중대재해는 언론을 통해 즉각 상세하게 알려졌고 재해 발생 원인은 대부분 ‘인재’로 귀결됐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이익에만 몰두한 나머지 관련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고 근로자의 안전을 도외시한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고 각종 중대재해 발생의 온상처럼 부각됐다.

하지만 언론들은 사건발생 때마다 진짜 원인은 흘려버렸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건설재해 원인의 대부분은 촉박한 공사기간과 이익이 담보되지 못한 공사비에서 기인한다.

공사 기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 2016년 발표한 ‘건설공사 적정공기 판단기준에 관한 연구보고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5일, 4주 8휴일 근무제를 당시 기준 시공 중인 모든 건설공사에 적용해보니 약 12.4%의 공기 증가가 필요했다. 부문별로는 도로ㆍ터널공사 29%, 공동주택공사 30%의 공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공기를 맞추기 위해 근로자들을 몰아붙이며 돌관작업을 하다 보면 쉽게 위험에 노출되고 재해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다행히 국토교통부는 공기가 절대부족하다는 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공공공사 공기 산정기준’을 마련했고 오는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에도 허점은 존재한다. 발주처 대부분이 예산 확보 여부나 시설물 활용 계획에 따라 공기를 설정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발주처들이 ‘공기산정기준’을 얼마나 명확하게 지킬지가 의문이다. 또한 국토부 훈령으로 국토부 산하기관만 기준을 적용하는 한계성도 보완해야 한다.

공사비와 관련한 안전문제는 너무도 직접적이다. 그동안 건설공사의 낙찰률에 따라 공사계약 과정에서 안전관리비도 낙찰률과 같은 비율이 적용되면서 안전관리비에 구멍이 생기는 구조였다. 여기에 더해 원도급업체들은 안전관리비 등을 포함한 간접비를 대폭 줄여 하도급을 줬고 부족한 협력업체들은 부족한 비용으로 현장의 안전을 도모했다. 그러다 사고라도 발생하면 건설사 전부가 마치 안전비용마저 떼먹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당했다. 정부는 연초 국가계약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하고 각종 보험료나 안전관리비 등 근로자보호 및 산업안전 관련 비용은 가격심사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역시도 관련업계의 의견을 더 깊이 경청하고 철두철미하게 검토해 시행에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한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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