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민노총, 내편 채용 요구
농성·집회로 공사 중단 빚기도
업체들은 중간에 끼여 골머리
경찰, 공사방해 조합원 잇딴 영장

자기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건설현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거나 노조원끼리 다퉈 현장이 마비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실력행사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건설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8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고용을 촉구하며 지난 27일 오전 2시경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이 66시간만인 29일 오후 8시경 농성을 해제하고 내려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합원 김 모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김 씨는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건설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3일부터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먼저 일하고 있던 민주노총의 반대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자 조합원 고용을 촉구해 왔다.

또한,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공사현장에서도 민주연합 소속 노조원들이 고용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지난 14일 200여명이 집회를 벌였고 24일부터는 현장 정문 게이트를 점거했다 29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현장과 관련해 28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노조원 고용 강요하며 건설공사 방해 이대로 두시렵니까?’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에는 “평소에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를 보유한 노동조합이라면 왜 기피하겠냐”며 자기 노조원 고용 강요는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의 일감 수주를 놓고 건설 노동자들이 몸싸움을 벌이다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9일 전북 전주 덕진구 반월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설 노동자 10여명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4명이 얼굴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평택 일대의 아파트, 초등학교 신축 건설현장을 돌며 건설노조 조합원의 고용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 반대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에 걸쳐 현장 진출입로를 막아 공사를 방해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경기지부 간부 조합원들에 대해 평택경찰서는 최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언론보도가 많아서 문제가 커 보이지만 이 정도면 노조 집회가 잠잠한 상황”이라며 “사회 관심이 커졌을 때 해결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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