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양림동 시간여행
선교사들 사택·양림교회와 전통가옥 등 어우러져 조화
유적들마다 시대의 애환 담겨 살아있는 역사로 우뚝

◇양림동 여행의 이정표가 되는 양림교회
◇양림동 여행의 이정표가 되는 양림교회

광주 양림동 여행은 시간의 보물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

100년 전 광주를 비롯한 전남지역 근대화의 물꼬를 튼 유적들이 가슴 찡한 이야기와 함께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양림동 시간여행은 양림교회에서 출발한다. 현재의 건물은 1954년에 지어진 것으로 양림동 여행에서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양림교회 바로 앞에는 오웬기념각(광주시 유형문화재 제26호)이 있다. 1914년 선교사로 활동하다 순교한 오웬(Clement C. Owen, 1867~1909)과 그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당시의 유교적 관습에 따라 남녀가 들어가는 문이 달랐기에 출입문이 2개이고, 설교단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 구조로 되어 있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광주시 지정 기념물 제15호)은 광주에 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이다. 장애아와 고아들을 돌보며 한센병 치유에 앞장섰던 우일선(R. M. Willson)이 지었다.

1905년에 건축하고 1921년에 증축했다고 한다. 사택 앞마당에는 선교사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고국에서 가져다 심은 은단풍나무, 아름드리 피칸나무, 흑호두나무 등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림교회를 지나 선교사들의 사택이 있는 언덕을 오르고 수피아여학교를 내려다보며 시를 쓰던 시인이 있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가을의 기도>를 쓴 시인 김현승(1913~1975)이다. 평양에서 태어난 후 양림교회 목사가 된 아버지를 따라 광주로 내려와 생활했다고 한다.

호남신학대학 안에는 <가을의 기도>를 새긴 시비가 있고, 근처 카페 앞 야외 공간에 서면 양림동 일대와 무등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전통가옥인 이장우 가옥(광주시 민속자료 1호)과 최승효 가옥(광주시 민속자료 2호)을 만난다. 이장우 가옥은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공간과 광주 최고의 부자들이 살았던 공간을 분리하는 기준이 되는 집이었다.

1899년에 지어진 전통가옥으로 일자형이 주를 이루는 남부 지방의 가옥과 달리 한양의 가옥처럼 ‘ㄱ’자 구조다. 나름 부를 과시하고 멋을 부린 것이다.<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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