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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인야구단

◇조경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만든 조경인야구단은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조경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만든 조경인야구단은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조경업계 종사자들로 이뤄진 사회인 야구팀 ‘조경인야구단’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생활체육은 순수 동호인 팀이나 직장동아리 팀이 많은데 이 팀은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조경인야구단은 사회인야구 붐이 일던 2010년 3월에 창단했다. ‘LA다졌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이제 그만 지자’라는 의미에서 올 시즌부터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이 팀의 네 번째 감독을 맡고 있는 ㈜라곰디자인의 민병근 대표는 조경인야구단의 창단 멤버고, 그 외에도 5명이 10년째 한 팀에서 공놀이를 즐기고 있다. 민병근 감독은 “조경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팀이다. 실력이나 성적과 상관없이 운영하기 때문에 모두 야구를 즐긴다”고 팀을 소개했다.

창단 초기에는 60~70명의 조경인들이 함께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조경직 직원들과 설계사, 종합‧전문건설사 종사자들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조경분야 전문건설인을 중심으로 20여명의 선수가 있다.

조경인야구단은 올해 참여한 경기도 시흥의 승리리그에서 10승3패로 3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올리고 있다. 5할 타자가 3명이나 되고 에이스 지현 선수는 8승을 챙겼다. 지현 선수는 민 감독이 서울 마곡식물원 공사에서 거래업체로 알게 돼 팀에 합류까지 하게 됐다. 그는 과거에 비선출 선수로 야구팀을 만들어 2부 리그에서 우승까지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조경인야구단 경기 모습
◇조경인야구단 경기 모습

지현 선수가 에이스로 자리 잡기 전 주축 투수는 정동원 선수였다. 작년만 해도 팀이 거둔 7승 중 6승을 담당할 정도로 독보적이었지만 올해는 1승2패1세이브에 머물렀다. 올해 한 쇼핑몰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고생을 해 살이 많이 빠지고 시합 출석률도 떨어졌다고 한다.

김상국 단장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러워 할 이력을 가졌다. 서울시설공단 직원인 그는 고척스카이돔이 개장하던 당시에 ‘서남권 돔 야구장 인수단’에 자원으로 지원해 조경담당으로 근무했고, 특히 그라운드 매니저를 맡기도 했다. 고척돔에 미국 메이저리그 수준의 마운드가 만들어진 것도 그의 작품이다.

많은 사회인야구팀들이 그렇듯 조경인야구단도 시합이 끝나면 각자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지기 바쁘다. 평균연령이 40을 훌쩍 넘은 아저씨들이 토요일마다 시간을 내 공놀이를 하다 보니 가족들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팀원들과 밥 한 끼 먹는 것만으로도 호사다.

민병근 감독은 신입팀원 충원이 어렵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야구 인기가 떨어진 것도 이유지만 30대 초반 이하의 남자직원이 조경업계에 잘 유입되지 않아 고민스러워 했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조경인야구단은 리그 플레이오프를 기다리고 있다. 민 감독은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내심 우승을 하고 싶어하는 표정이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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