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건설업 등 부동산 관련 기업 여신 734조6000억원

가계의 부동산 담보대출과 부동산 관련 기업의 대출 등 우리나라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2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부동산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7년 만에 몸집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부동산 익스포저는 2003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관련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금융투자 상품 규모 등을 합한 수치다.

부동산 익스포저는 2012년 1000조2000억원 규모였으나 7년새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전반적으로 금융 완화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수익률이 높아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지속된 영향이다.

지난 2013년 1088조원, 2014년 1204조원, 2015년 1443조원, 2016년 1638조원, 2017년 1792조원, 지난해 1962조원 등 평균 10.4%의 증가율로 몸집을 불렸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증가율은 2016년 13.5%, 2017년 9.4%, 지난해 7.0%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부동산 익스포저의 절반 이상은 가계여신이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익스포저는 1049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52.4%를 차지했다.

부동산업과 건설업 등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여신은 734조6000억원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비은행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9월말 기준 비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은 66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3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PF 대출이 19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5000억원 늘어난 데에 반해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 부동산 펀드와 리츠 증가 등으로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 규모는 1년 전보다 14조원 늘어난 21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율은 지난해 101.3%에서 올해 9월 기준 105.1%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경제 주체가 생산 활동으로 만들어낸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치의 규모를 뛰어넘었다는 의미다.

과도하게 늘어난 부동산 익스포저는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돌아설 경우 금융기관 리스크 확대 등 여러가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명목 GDP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과 PF 대출을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의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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