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건설기능인 양성 정책도 혁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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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건설기능인 양성 정책도 혁신해야 한다
  • 이복남 교수
  • 승인 2020.0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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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문제는 만성화된 사회적 이슈다. 사용자는 외국인 근로자 쿼터 확대를 주장하지만 정부와 노동조합은 내국인 채용 확대를 주장한다. 사용자와 피고용인의 시각 대치 현상은 기능인 수급과 시장 감소가 근본 원인이다. 건설 관련 연구기관들은 건설기능인이 현재도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 정책은 기능인 양적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질의 기능인 양성을 위해 마이스터고 지정까지 했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청년이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부족하다고 판단한 기능인을 사용자 측에서 고용을 기피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지, 사용자가 찾고 있는 직종이 아니라서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연구기관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건설기능인과 매일 새벽 남구로역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내국인 근로자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것인가? 현행법은 물론 현장에서도 외국인은 숙련공이 아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숙련도가 낮은 보통 인부가 거의 대부분이다. 건설현장 기능인력 수급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제4차 산업혁명은 생산성과 직결된다. 생산성을 혁신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때로는 단독으로, 때로는 타 기술과 융합해 생산성을 혁신하는 새로운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신기술 혹은 융합기술 등장은 인력 수요를 양과 질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변하게 한다. 육체노동에 의한 수작업이 거의 대부분 도구(tool)나 장비와 기계(equipment)로 대체된다. 독립적 기능이었던 콘크리트와 거푸집, 철근이 기계 및 장비 활용으로 복합기능으로 변한다. 단일 기능은 다기능화되고 숙련도 역시 과거와 같은 도제방식에 의한 경험 축적보다 장비 도움으로 세련된 운전기술로 대체된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다. 정부와 산업계가 아날로그 식에 얽매여져 있는 분위기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건설기능인 수급의 모순을 몇 가지 사례로 따져보자. 2019년 5월에 발표된 한국은행의 2015년 기준 건설투자 10억원 당 고용계수는 5.2명이고 취업계수는 7.1명이다.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당 12.5명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밝힌 2018년 건설투자는 241조원이고 취업자는 196만9000명이다. 이를 고용계수로 환산하면 건설에서 직접 고용한 인력은 125만3000명이다. 취업계수로 환산하면 301만3000명이 나온다. 기능인 수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기존 사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기계화 및 자동화는 이미 옛말이다. 모듈공법과 사전조립 방식 등 현장 생산이 공장 제작 방식으로 바뀌면서 기능인의 역할도 급변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아날로그에 맞췄지만 시장은 이미 디지털로 바뀌고 있다. 국내 기능인 관련 제도 역시 급변하고 있다. 기능인 수급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제도가 도입된다. 적정임금제, 주 52시간제, 임금직불제, 기능인력 카드제 등은 국내 건설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파괴력을 미친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변수를 상수로 착각한 연구는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은 격화되고 산업과 기술 환경 변화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시장은 더 이상 상수가 아닌 변수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변수는 불행스럽게도 건설 시장 안이 아니라 외생 변수가 지배한다. 이런 현상은 한국은행이 내놓는 산업연관표와 통계청 발표, 시장의 현실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당장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은 대책이지 정책이 아니다. 근로자 카드제 도입과 기능인등급제, 그리고 임금직불제를 활용하면 전혀 새로운 기능인 수급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능인 총량이 아닌 직종별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기능인 직종이 123종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인건비의 85%를 좌우하는 직종은 15개 내외다. 모듈공법과 자동화, 그리고 사전조립 방식 확대는 현장이 아닌 제작공장의 운전원을 필요로 한다. 기능인의 숙련도 부족 문제도 과거와 달리 도제가 아닌 기기 및 장비 활용을 통해 해결이 가능해졌다. 근로자 카드제는 개개인의 생산성을 일일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지불하는 임금과 작업량, 그리고 완성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당연히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더라도 고용을 늘리려고 한다.

2021년부터 도입되는 생산성 혁신 중 직접시공 확대로 근로자의 고용 형태도 바뀌게 된다. 근로자 개개인의 작업량과 완성도, 그리고 하자 이력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는 개인 실명제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국내에도 등장하게 된다. 선진국의 근로자 활용 방식이 국내 시장에도 도입이 가능해졌다. 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이를 산업체가 활용하는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았다. 구축하려는 산업계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제도에 의존하는 관행 유지는 결과적으로 근로자는 보호되겠지만 피해는 산업체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과제로 인식해 기능인 정책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 교수

[이복남 교수] bnlee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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