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수정경제전망 발표…하향 조정 관심
금리 동결이냐, 인하냐 금통위에도 ‘촉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실물경제 타격이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해외 주요 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27일 올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한국은행이 어떠한 경기 진단을 내놓을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낮출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금융시장 안팎에 따르면 연초 우세하던 경기 반등론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가 직접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충격까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 1분기만하더라도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신용평가사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과 함께 한국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낮춰잡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5.8%에서 5.2%로 낮추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낮췄다. 해외 IB 중에서도 JP모건이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내렸고, 노무라증권은 2.0%에서 0.2%포인트 낮춘 1.8%로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최대 0.1~0.2%포인트의 경제 하방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말 연구원이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1%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점의 문제이지 한은의 전망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는 2.3%였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크다고 보는 쪽에서는 이번에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제에 대한 하방 리스크 크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과 설비투자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수요와 공급 둔화가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물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지표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한은이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반등 국면에 놓여있던 경기가 곧바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 경로상 하방 리스크가 높아진건 맞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경기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한은은 27일 수정경제전망 발표에 앞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경기대응 차원에서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한은이 금리를 연 1.25%에서 1.00%로 내릴 것으로 봤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만 한은이 선제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했던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어 금리동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에는 경제가 본격 하강기에 들어설 때고,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되려는 단계”라며 “상황이 다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저금리가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점도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은으로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향과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짚어 나가면서 금리인하 시기를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전망 경로의 훼손이 경제 지표로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금통위에서의 금리인하는 어려워졌다”며 “상당기간 금리동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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