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은 또다시 찾아온 대한전문건설신문 창간일이다. 세상에 나온 지 서른넷. 처음 경험하는 환경을 맞고 있다. 분수령에 섰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건설생산체계 변화가 그것이다. 이후의 삶도 이 길을 따라가야만 한다. 훗날 이 기록은 전문건설사 한 귀퉁이에 어떻게 남을까.

일제 식민지배와 동족상잔 전쟁을 겪은 후 몇 년이 지난 1958년 비로소 건설업이 처음 법제화됐다. 전문건설업의 전신인 단종공사업은 그로부터도 18년이 지난 1976년 가서야 법적으로 보호·육성되기 시작했다. 1985년 단종공사업이 전문건설업으로 명칭이 바뀌어 대한전문건설협회가 발족했다. 이듬해 신문도 발행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오늘날 지령 1520호를 발행하기까지 대한전문건설신문의 역사는 곧 우리나라 건설업과 건설인들의 생생한 기록이자 유산이 돼왔다. 창간일을 맞아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서 몇 가지 다짐을 해본다.

눈앞에 닥친 화두는 변화와 SOC뉴딜이다. 45년여 만에 건설생산체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간 칸막이식 업역규제가 폐지돼 당장 내년 공공공사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세계 유일의 갈라파고스제도라고 불렸던 수직적 원·하도급 구조를 깨고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의 상호 시장진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몇 차례 무산·실패 사례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오랜 논의에 이어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절차까지 거쳐서 나온 결과인 만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제는 처음 맞는 큰 변화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진화해나갈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마침 정부가 이른바 한국판 뉴딜을 선언하면서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5년간 160조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이 거대한 사업에 건설이 소외돼서는 결코 안 된다. 뉴딜 중에서도 SOC뉴딜이 특별히 강조돼야 하는 이유이다. 모두가 기본 바탕은 SOC뉴딜과의 연결이 불가피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면 결국 건설이 필요하다. 건설이 없으면 실체도 없다. 그것은 또한 건설생산체계 혁신방안의 성패와도 맞물려 있다.

건설산업계에는 사실 이보다 더 큰 새로운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건설 신기술과 비대면 시대라는 새로운 뉴노멀이다. 대부분이 중소기업 수준인 전문건설업체들로서는 AI(인공지능), 로봇, 드론, BIM(빌딩정보관리) 같은 신기술들이 생소할 수 있다. 그것을 수용할 여력이 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도 그런 점에서 전문건설업체들이 신기술에 좀 더 쉽게 접근해 시공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전문건설업체들이 현장에서 신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때 건설의 4차 산업혁명은 완성되는 것이다. 나아가 어떤 상황 변화가 오더라도 인간과 환경,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건설인이 돼야 한다. 그것은 코로나 이전이든 이후 시대이든 마찬가지다. 건설은 앞으로도 산업경제의 든든한 기반이자 일꾼으로서 묵묵히 걸어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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