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빌려준 아파트, 실주인 몰래 팔아도 횡령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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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빌려준 아파트, 실주인 몰래 팔아도 횡령죄 아니다
  • 강휘호 기자
  • 승인 2021.0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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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세금 관련 주목할 대법원 판결
“실명법 위반해 횡령죄 성립 안돼”
“주거용 분양된 소형 오피스텔 업무용 등록됐다면 부가세 대상”

명의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를 마친 아파트를 실제 주인의 허락 없이 팔았다면 횡령죄로 처벌이 가능할까. 또 주거용으로 분양된 소형 오피스텔도 건축물대장에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로 등록됐다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해당할까. 부동산이나 세금과 관련한 최근 법원 판결을 통해 답을 살펴봤다. 

◇“명의 빌려준 아파트 팔았다면…횡령 아니다”=명의를 빌려준 아파트를 실제 주인의 허락 없이 팔아도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횡령은 무죄라고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13년 12월 B씨의 부탁으로 B씨 소유의 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 하지만 A씨는 2015년 8월 이 아파트를 제3자에게 매도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명의만 빌려 소유권 등기를 한 것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무효인 만큼 이 약속을 위반해 아파트를 팔아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봤다. A씨가 횡령죄의 주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횡령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주거용으로 분양된 소형 오피스텔도 건축물대장에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로 등록됐다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 19일 건물주 A씨가 북인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주상복합 건물을 신축해 분양하면서 소형 오피스텔 36세대의 부가가치세는 신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국민주택에 오피스텔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A씨에게 부가가치세 4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을 판단하는 기준은 원칙적으로 건축물 공급 당시 건축물대장의 용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급 당시 건축물의 용도가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이어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서 제외된 이상 실제 주거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직원 횡령으로 법인세 덜 냈으면 가산세 못 물려”=직원 횡령으로 법인세를 덜 납부했다면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를 물릴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사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A사 직원 2명은 2000년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A사의 수익금 20억원 상당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형사 처벌을 받았다. 또 당시 이로 인해 회사의 수익이 회계상 덜 집계됐고 결국 법인세도 일부 소득이 누락된 채 신고·납부됐다.

세무서는 A사에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했지만 A사는 사기 피해로 소득이 누락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A사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일반 과소신고 가산세에 더해 징벌적인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강휘호 기자] noah@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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