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건설신문 창간 35주년 특집] 격변의 시대를 준비하라
▒ 건설에 불어오는 변화바람… 안전관리·생산성 향상 요구

건설현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규제가 대폭 늘면서 안전관리에 대한 의무가 강화되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생산성 향상에 대한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현장에서도 이미 새로운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종합 현장관리 솔루션부터 현장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드론까지 등장, 현장에서 지적돼 온 약점 보완에 투입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그동안 한걸음 뒤에 있던 전문업체들도 스마트 기술 도입·적응에 힘써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건설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스마트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가상현장 관리프로그램 ‘ESS’ 등장=Equipment Safety Simulator의 줄임말로 가상으로 현장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토공사 전문업체 자회사인 KYENI와 엔젤스윙이 협업을 통해 개발한 안전관리 클라우드 서비스다. 현장을 아는 전문건설업체와 IT기업이 만나 출시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ESS를 통해 건설업체들은 현장을 가상의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리스크 해소는 물론,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분까지 찾아내 개선가능하다.

프로그램은 사전준비와 입력단계 관리자 검토 단계를 거쳐 승인·개시 된다. 준비에서는 사진측량 스캐닝과 BIM모델 등을 활용한 현장 자료 수집이 이뤄진다. 입력단계에서는 해당 현장에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쳐 관리자 검토가 끝나면 3D화 된 정보가 송출된다. 이를 통해 현장 상황을 사무실 등 어디에서나 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요소 등을 사전에 찾아내 해소할 수 있다.

◇ESS 프로그램으로 과천 펜타원 실제 현장을 가상으로 실증한 모습. 현장에서는 해당 자료를 타워크레인 전개를 위한 사전점검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엔젤스윙 제공
◇ESS 프로그램으로 과천 펜타원 실제 현장을 가상으로 실증한 모습. 현장에서는 해당 자료를 타워크레인 전개를 위한 사전점검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엔젤스윙 제공

엔젤스윙 박원녕 대표는 “공사 전 시뮬레이션을 거쳐 로스를 줄이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 효과까지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YENI 김원철 대표는 “안전관련 법 개정으로 건설업체들에게 무한 책임이 따르게 됐다”며 “생산성을 떠나 업체 생존을 위해 안전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 정책으로 안전 관련 리스크 관리가 곧 업체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며 “앞으로 더욱 안전과 생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프로그램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 적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드론’=건설현장에서의 드론 활용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안전진단부터 현장관리까지 다방면에서 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드론 관련 플랫폼 회사로는 메이사가 있다. 드론을 이용해 건설현장 전반의 운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드론을 통해 현장을 촬영하고, 이를 분석해 자료화한 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제공한다.

◇남부 고속도로 프로젝트에 드론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례. 공사 지점을 자동 비행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제공 한다. /사진=메이사 제공
◇남부 고속도로 프로젝트에 드론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례. 공사 지점을 자동 비행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제공 한다. /사진=메이사 제공

구체적으로 상시적인 드론 자율 비행을 통해 현장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이후에 이를 2D와 3D로 제공해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 등을 프로그램에서 메모할 수도 있어 현장관리자와 하도급업체 간 소통 창구로도 이용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단면도와 3D자료 등으로 가공돼 토공량 산출이나 현장 안전관리 등에 사용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기존에 직접시공을 담당하는 전문업체들은 로우데이터 관리에 아주 게을렀다”며 “소위 말하는 짬밥과 통밥으로 이를 대신하다 보니 손실이 컸다. 건설업계에서도 이제 데이터 백업과 축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속도=굴지의 대형 건설사들이 스마트 건설기술에 뛰어들면서 전문건설업체들도 이에 필연적으로 익숙해져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원도급사와 발주자 등과 대화하려면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와 사용경험 등이 필수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분석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장비위험제거장치 R.E.D(Risk Elimination Devic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건설현장에 투입된 장비의 가동 여부와 위치를 모니터링한 후,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불필요한 장비 투입을 방지하고 작업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위험구역에 접근하는 장비 운전원과 안전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경고해 사고 예방도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관련 조직을 확대했다. 지난 6월 ‘스마트기술센터’로 기술개발 조직을 키워 각 사업 분야의 기술 개발 기능을 집결시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에 따라 전문건설업체들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이처럼 건설현장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이 상시화되는 시점에 왔다”며 “전문건설업체들도 보수적으로 대응하기보단 적극적으로 나서 받아들이고 이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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