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내년도 예산과 경제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여러 자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내년 건설경기 전망은 기대감과 불확실성의 공존이다.

정부는 지난 7일 원래 정부안보다 3조3000억원 증액된 607조7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지난해에 이은 슈퍼예산이다. 이중 SOC(사회기반시설) 예산은 지난해 26조5000억원보다 늘어난 28조원 규모이다. SOC 예산은 정부의 긴축 정책에 의해 2015년 이후 계속 감소하다 2019년부터 증가세를 되찾았다. 다만 건설업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내년 SOC 예산은 2017년 수준이다.

전체적인 경제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은커녕 여러 변이로 발전하고 있다. 건설경기 전망은 나름 괜찮은 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했다. 그 외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3.8~4.1% 수준이다. 지난해 ?0.9%에 비해 경기가 회복되는 흐름이다. 기관들은 내년에도 글로벌 성장세가 지속되고 팬데믹 상황 호전, 경기부양책 지속 등에 따라 3% 내외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수주 동향은 올해 3분기에 14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늘어나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다. 다만 건설공사비 지수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8월까지 12.2% 상승, 실제 증가 효과는 5% 내외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건설투자이다. 2017년 283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건설투자는 이후 4년 동안 지속적인 감소추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SOC 분야를 비롯해 주거용, 비주거용 건물에 대한 투자 모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특히 새 정부 출범 등과 맞물려 지역균형발전 인프라 사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부문 건축 수주는 올해 3분기까지 작년과 비교해 3.0% 감소했다. 이는 학교나 관공서, 공공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증가했으나 물량 비중이 큰 신규주택, 사무실, 점포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의지가 크고 이는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다소 긍정적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악재는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건설 자재 가격의 급등이다. 생산자물가 중 건설용 중간재 상승률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23.4%나 상승했다. 이로 인한 공사비 증가와 공기 지연 및 수익성 악화 등 건설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건설공사의 시공 주체인 전문건설업의 경우 자재비 비중이 36.3%나 차지해 그 여파가 더욱 심각하다. 원인은 중국 등 주요국의 유동성과 인프라 투자 증가, 자원 보호주의에 일부 투기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금세 나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건설사들도 원가와 수익성 및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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