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수한 이노베이션이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까운 예시로서 기존의 핸드폰은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전환됐으며, 자동차 업계에는 전기차라는 새 흐름이 등장했다. 그 많던 비디오 대여점이 사라지고 넷플릭스를 신청하게 됐으며, 유튜브로 수많은 개인 방송이 등장하게 된 것도 이노베이션의 결과다.

이노베이션이란 일반적으로 새로운 것을 도입해 기존의 것을 바꾼다는 의미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술혁신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이노베이션은 새로이 창조된 지식이 산업에 녹아져서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설비 등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며, 이 과정에는 높은 불확실성이 포함돼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이노베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산업에서는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건설산업은 단품 수주 생산이기 때문에 일정 패턴이 존재하지 않으며, 단일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서 다양한 작업자들이 참가해 공동 생산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이노베이션이 이뤄지기 어렵다. 특히 중소 건설기업은 연구개발 활동에 제약이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99명 이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계자료에 기초해 우리나라 건설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방향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정부의 건설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증가할 필요가 있다. 건설 중소기업에 지출되는 정부 재원은 372억원으로, 건설업의 규모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중소기업(1조1574억원)은 물론, 서비스업 중소기업(6233억원)보다 낮은 실정이다. 건설 중소기업의 총 연구개발비에서 정부 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0.2%로, 광업(50%), 농업·임업(42%)은 물론, 제조업(14%)보다도 낮다. 건설 중소기업들이 스스로도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를 보조하기 위해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건설 중소기업들은 기존 제품 및 기존 공정보다 신제품 및 신공정으로 연구개발의 방향성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건설 중소기업의 신제품 및 신공정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은 49%로, 농업·임업(65.7%), 서비스업(60.5%), 제조업(59.1%), 광업(53.5%)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즉 건설 중소기업에서는 새로운 제품이나 공정에 대한 연구보다 기존 공정이나 제품에 대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 중소기업들이 신제품 및 신공정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시장에서는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세 번째, 고품질의 연구 인력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설 중소기업에서 연구 인력들의 학위 구성은 박사 학위자가 8.4%, 석사 학위자가 16%, 학사 학위자가 61.9%, 기타가 13.6%를 차지해 연구개발에서 중추적인 역량을 갖는 석·박사 출신이 24.4%에 그친다. 이 비율은 전체 산업 중에 가장 낮은 수치(농업·임업 42%, 제조업 33.6% 등)다. 실질적인 연구개발을 이끌 인재들이 건설 중소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 및 지원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건설산업에서도 ICT(정보통신기술)의 융복합이나 탈현장 시공(OSC)과 같은 새로운 이노베이션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소수 대기업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빠르고 폭넓게 건설업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건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특히 현장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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