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세대 원자력발전소(원전)인 APR1400를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폴란드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폴란드 국유재산부는 지난 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의 원전 개발 계획 수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사진>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식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양국은 한국수력원자력이 폴란드의 민간발전사 제팍(ZEPAK), 폴란드전력공사(PGE)와 추진하는 퐁트누프 프로젝트의 원전 협력을 지원하고,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그문트 솔라즈 제팍 회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PGE 사장과 관련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교환했다.

퐁트누프 프로젝트는 폴란드 에너지 정책 2040에 포함된 폴란드 정부의 기존 원전 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기업 주도로 새롭게 추진되는 사업이다.

한수원, 제팍, PGE 3개사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서쪽으로 240㎞ 떨어진 퐁트누프 지역에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전을 짓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폴란드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6∼9GW(기가와트) 규모 가압경수로 6기 건설 사업은 미국이 수주했지만, 민간 주도의 별도 사업은 한수원이 계약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사신 부총리는 MOU와 LOI 체결식 이후 진행된 한·폴란드 기자 간담회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한수원의 본계약 체결 가능성을 묻자 “100%”라고 답하기도 했다.

향후 3개사는 올해 말까지 소요 예산, 자금 조달, 예상 공정 등이 담긴 개발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폴란드 퐁트누프에 한국형 원전 2∼4기(1기는 1400MW 규모)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의 협약서에 APR1400이라는 단어가 명시됐고, 폴란드 부총리까지 방문해 추진되는 프로젝트로 사실상 13년 만에 한국형 차세대 원전을 수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는 2009년 아시아(UAE), 올해 아프리카(이집트)에 이어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까지 확보했다는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 1기당 건설비를 5조에서 7조원대로 추산할 경우 전체 수주액은 최소 10조원 이상, 최대치는 3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9년 당시 UAE 원전 4호기의 수주액은 총 186억 달러로 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21조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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