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부동산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부담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락하고 거래량이 급감했다. 아파트의 경우 연간 가격변동률·거래량이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모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1∼11월)은 2021년보다 4.8% 하락했고, 매매 거래량(1∼10월)은 26만2000건에 그쳤기 때문이다. 매매 거래 총액도 106조7000억원으로 2021년보다 100조원 이상 감소했다.

급락하고 있는 집값은 내년에도 나아질 가능성이 낮다. 민간 기관들이 집값 하락을 전망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2월 낸 ‘2023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전국 아파트값이 5.0%, 서울은 4.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2023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5%(수도권 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급등과 집값 급락은 반복된다. 한국만 집값 급등락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고점과 저점의 골이 깊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한국 부동산 시장은 전체적인 경기와 경제성장률 등을 주목하면서 봐야 한다. 경제성장률은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 경제 관련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한국 경제성장률에서 미래 집값 등락에 대한 예상을 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경제 관련 연구기관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대부분 기관은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암울하게 전망했다. 한국은행(1.7%),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한국금융연구원(1.7%),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경제연구원(1.9%) 등이 1%대 후반 성장을 예상했다. 해외 기관도 마찬가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피치(1.9%), 골드만삭스(1.4%) 등의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 2%)과 아시아개발은행(ADB, 2.3%)만 2%를 웃도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수요자들은 특히 이같은 한국 경제성장률과 집값의 함수관계를 주목해야 한다.

2023년에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내외 경기가 회복보다 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둔화가 아닌 경기 침체, 이른바 ‘R(Recession)의 공포’가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대기업 삼성전자도 R의 공포에 대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알 수 있다.

2023년 부동산 시장은 어느 해보다 신중한 대처를 해야 한다. 주택 분양물량의 증감 추이를 잘 지켜보고, 금리 상승과 하락 가능성, 각 주택 관련 연구원에서 제시하는 주택 매매 지수, 구입 부담 지수 등의 변화를 잘 지켜봐야 한다. 2022년에 고금리에 집값이 추락했다면 앞으로 1%대 성장 등 경기 침체가 부동산 시장을 강타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 보유세·취득세 등 세율 인하는 물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 등에 대한 ‘감세’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부동산 시장은 매크로 경제(거시경제)와 직결돼 전반적인 침체기에 규제 완화나 감세 등으로 반등하진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특히 ‘집값이 바닥에 왔다’는 인식이 확고하게 퍼진 뒤에 행동(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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