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매력적인 서울의 미래 청사진이다. 한강 위로 곤돌라가 다니고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수상 산책로가 곳곳에 들어선다. ‘런던아이’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관람차 ‘서울링’, 여의도공원에 들어설 제2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확 늘어난다. 서울 곳곳에 뻗은 한강 지천에도 여가시설이 갖춰진다. 한강을 활용해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결과대로만 제대로 완성한다면 많은 외국인 관광객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서울 최대의 공간인 한강을 이동·매력·활력의 생활공간으로 다시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서울의 심장부이자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파리의 센강, 런던의 템스강보다도 강폭이 넓고 길이가 길다. 하지만 이같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활용도는 크게 떨어졌다. 즐길 거리가 부족하고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강의 자연생태를 복원하고, 주변을 개발해 아름다운 명소로 바꾼다면 서울의 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이 계획은 2007년 오세훈 시장이 내놨던 한강 르네상스의 진화 버전이다. 오 시장은 “15년 전에는 개발과 성장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문화와 예술 등 여유가 있는 삶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산업사회는 생산과 소비의 집적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중시했고, 따라서 기업과 인재 유치 조건이 물류·노동 등 기능에 집중됐다. 하지만 정보기술(IT) 등 창조성이 필요한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혁신이 더 중요하게 떠올랐다. 

이같은 경제체제 변화는 도시계획에도 영향을 미쳐 그간 분리됐던 업무구역과 주거, 여가 공간을 다시 모아 소규모 클러스터를 하나의 도시 안에 여러 곳 조성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일과 거주·놀이(WLP)를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직주락(職住樂)’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떠오르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멋진 미래형 경제 도시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주요 도시의 종합경쟁력을 재는 데 정평이 있는 일본 모리재단 평가에서 서울은 7위(2022년)다. 바로 앞의 싱가포르, 암스테르담만 추월하면 런던 뉴욕 도쿄 파리 바로 뒤에 선다. 

하지만 반대로 더 나아가지 못하면 바로 베를린(8위)과 멜버른(9위), 상하이(10위)에 추월당한다. 글로벌 도시들 사이의 경쟁은 경제·문화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나라 간 경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서울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인 셈이다.

서울의 약진을 응원하면서 몇 가지 당부를 전하고자 한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하나하나가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한 대형 사업들이다. 핵심 프로젝트의 공간 축이 ‘상암~마곡’에서 ‘잠실~뚝섬’까지 넓게 펼쳐진 만큼 치밀한 계획 없이 덤벼들다간 난개발만 자극할 우려가 있다.

또 서울시는 재원을 민간투자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민자사업의 경제성을 최대한 끌어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오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반포 세빛섬의 경우 경제성 문제가 떠오르며 여전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아울러 특정기업에 이익이 쏠리지 않게 이윤에 대한 공공투자 확대안 등도 담겨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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