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은 최근 다중 충격으로 사업 여건이 많이 악화됐다. 생산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생산체계 개편은 건설시장의 기존 질서를 흔들었고 그 혼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혼란 속에서 코로나 위기가 발발했으며 공사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공사비 문제와 기성에 기반한 현금흐름 위축으로 생존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여기에 더해 건설현장에서 터진 연이은 사건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각종 재해로 사회의 날 선 비판의 눈은 건설업을 향했다. 

전문건설의 성장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성장 통계를 보자.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총량인 GDP는 연평균 2.6% 성장했다. 같은 기간 건설업 부가가치는 연평균 1.5%, 주거용 건설업은 5.9% 성장한 데 반해 전문건설은 2.2%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주택에서의 높은 생산성이 건설업 전체를 견인하고 있으며 전문건설 성장은 반대로 후퇴하고 있다. 주택건설에서도 실질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의 성장이 연평균 ?2.2%라는 것은 의외의 결과이다.

전문건설의 낮은 성장성은 ‘시공’이라는 업역에서 찾을 수 있다. 시공은 사실 건설 부가가치의 근간이지만, 도급을 거쳐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태생적으로 발주자의 생각과 상황을 반영해 시공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시공자는 짜여진 틀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부가가치 창출에 소홀한 습성을 가진다. 최근 우리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 파워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전문건설이 시공을 넘어 높은 수준의 가치를 만드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전문건설의 성장 잠재력은 커질 수 있다.

전문건설 수주 상황을 보면 성장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전문건설 수주 통계를 보면, 전문건설 수주액은 연평균 10.8% 증가했다. 동기간 높은 성장세를 보인 민간 주거용 건축의 수주액은 14.3% 증가해 전체 전문건설 수주를 이끌고 있으며, 전체 수주 중 민간 주거용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35.8%로 매우 높다. 즉, 전문건설의 성장 기반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주거용 건축에서 찾는 것이 최적임을 알 수 있다. 

주택은 최근 정비사업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 구조가 접목되고 있다. 기존의 정비사업은 재개발,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이지만 최근 소규모 사업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등 소형으로 사업 여건이 확대됐다. 전문건설 입장에서는 정부가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정비사업은 시공과 생산성 측면에서 전문건설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지역 밀접형 수요 특성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다양한 프레임의 정비사업에 시공을 마중물로 해 단순시공 외의 가치 창출력을 보여준다면 전문건설의 성장 동력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고, 브랜드화로도 확대될 수 있다.

전문건설이 비교 우위를 갖춘 시공 중심의 가치사슬을 확장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성장 동력이고 성장의 기반이 된다. 전문건설이 시공 중심의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수주 비중이 크고 높은 성장성을 가진 주택 영역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아보는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