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노동연구원 토론회…“노동위 조사관 늘려야”

노사 대부분이 파업이나 법원 판결보다는 화해·조정·중재 등 대안적 분쟁해결(ADR)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인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날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중노위와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노동관계 발전과 ADR : 전문가 원탁토론회’에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노동 분쟁이 많아지고 복잡해지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다른 선진국과 달리 ADR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도 적다.

ADR은 법원 심리·소송의 대안인 협상·화해·조정·중재 등의 방법을 통칭하는데, 이는 노동위원회 업무와도 직결된다.

학회가 지난달 31일부터 2주간 노동위에 분쟁 해결을 신청한 노동자와 사용자 848명(사용자 457명, 근로자 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사의 44.24%는 효율적인 노동 분쟁 해결 방법으로 ‘당사자들의 자율적 해결’을 택했다.

‘노동위를 통한 해결’은 40.11%, ‘민간 전문가를 통한 해결’은 11.14%, ‘법원을 통한 해결’은 4.51%로 집계됐다.

근로자의 91.05%, 사용자의 91.47%는 ADR 제도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노동위 접수 사건의 분쟁 사유를 살펴보면 노조가 없는 회사는 ‘해고’가 79.2%로 가장 많았고, 노조가 있는 회사는 ‘임금 및 단체교섭’이 39.7%로 가장 많았다.

노동 분쟁을 해결하는 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근로자는 ‘시간이 걸린다’(37.85%)고, 사용자는 ‘감정 대립’(50.98%)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1.98%는 분쟁 해결 전문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변에 적합한 분쟁 해결 전문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없다’가 60.38%로 가장 많고, ‘적다’ 34.55%, ‘많다’ 5.07% 순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태기 중노위 위원장과 문성현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문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노사 문제가 과거 대립과 갈등, 투쟁의 단계에서 조율, 조정, 화합의 과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현대자동차, 지엠(GM) 등 과거 노동 운동으로 힘들어했던 사용자들도 어떻게 하면 노조와 같이 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비롯한 노동운동 1세대들은 노동 현장에서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조정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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