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1분기(1.9%)에 이어 연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속보치는 증감률만 발표하고 건설투자액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지만, 개략적으로 추정해보면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는 약 125조2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22조6000억원에 비해 2.1%(2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타 건설지표나 기업심리(BSI) 등을 생각해보면 증가한 건설투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올해 상반기 건설수주는 18.3%가 줄어들었다. 건축허가면적은 22.6% 감소했으며, 건축물 착공면적은 무려 38.5% 줄었다. 

주택분야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주택인허가는 27.2%, 주택착공은 50.9%, 분양물량은 43.0% 감소했다. 건설산업과 관련된 대다수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기업들의 체감경기수준 역시 좋지 못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전산업 평균이 74인데 비해 건설업은 68에 불과하다. 제조업 72, 서비스업 77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사비 상승, 부동산PF 위기 등 건설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건설투자의 증가는 건축 분야의 호조세가 결정적이다. 통계적으로 토목건설은 줄었으나,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물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건축 마무리 공사의 증가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몇 안 되는 지표 중 하나가 준공(사용승인)인데, 문제는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건축착공이 크게 감소해 향후 건설경기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즉 올 상반기는 이전에 착공했던 물량들의 마무리공사가 많아 건설투자가 증가했으나, 앞으로 이는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0.7%, KDI는 0.2%로 올해 건설투자를 전망하고 있다. 이들 전망치가 부합한다면 상반기 건설투자가 2%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감소세가 불가피하다. 만약 올해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2024년 건설경기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경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수주, 건축인허가 및 착공, 분양물량이 작년 하반기부터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건설경기 회복세를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여건상 단기적으로는 해소가 쉽지 않다. 먼저 부동산PF 등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돼야 한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환경에서 건설경기 활성화는 고사하고 투자 감소, 부실기업 증가 등 산업 내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 자재시장의 수급과 가격안정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건설시장은 자잿값 폭등이라는 악재로 물량 감소는 물론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경기는 침체국면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부진이 불가피하다. 일부 기업은 도산하고, 경영 악화를 겪는 곳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침체가 지나면 회복이 오기 마련이다. 경기는 언제나 순환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리스크 관리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단기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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