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0.1%↓·정부소비 2.1%↓···순수출 홀로 성장률 1.4%p 올려
실질 국민총소득 1분기보다 0.7% 뒷걸음···실질 무역손실 확대
한은 “성장세 개선되겠지만, 더딘 중국 경제 회복 등으로 불확실성 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이 직전 분기보다 늘면서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힘겹게 0.6%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앞서 7월25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 급감과 함께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민간소비 덕에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민간소비가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2.1% 줄었고,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부진 등으로 0.8% 위축됐다.

설비투자의 경우 운송장비가 줄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체적으로 0.5% 증가했다.

이처럼 민간·정부 소비 등이 모두 부진한데도 전체 GDP가 0.6% 성장한 것은 순수출 증가 덕이다.

실질GDP는 크게 보면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면서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분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어 0.9% 축소됐다. 수입의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4%p)과 설비투자(0.1%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1.4%포인트(p)만큼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끌어내렸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정부소비(-2.1%)와 건설투자(-0.8%) 성장률은 각 0.1%p, 0.5%p 더 낮아졌고, 설비투자(0.5%)·수출(-0.9%)·수입(-3.7%)의 경우 0.7%p, 0.9%p, 0.5%p씩 상향 조정됐다.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1.3%p에서 1.4%p로 오히려 더 커졌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4%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2.5% 늘었다.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사업서비스업 등 위주로 0.3% 성장했다.

하지만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각 5.0%, 3.9% 감소했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0.2% 줄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9조3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어 명목 GDP 성장률(0.9%)을 밑돌았다.

실질 GNI도 0.7% 뒷걸음쳤다. 역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9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감소하고 교역 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이 32조2000억원에서 34조원으로 커지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0.6%)보다 낮았다.

총저축률(33.5%)은 1분기보다 0.1%p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2%)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4%)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GDP 전망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 미뤄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서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국내 펜트업 소비(코로나19로 미뤄진 소비) 약화, 더딘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의 하방 요인과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기 연착륙 등의 상반 요인이 모두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 크다”고 밝혔다.

GNI 감소에 대해서는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 익금 불산입 제도 시행으로 배당이 늘면서 1분기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역대 최대였고, 2분기도 역대 두 번째였지만 기저 효과로 전 분기보다는 줄었다”며 “여기에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진 점도 요인인데, 대표적으로 반도체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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