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K-건설의 현재와 미래’ 주제 관지 포럼 개최
유정호 광운대 교수 ‘구조물 붕괴사고의 숨겨진 원인들’ 설문조사 발표

건축물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건설업계 전문가들이 발주자의 역량 부족과 업계 전반의 이권 카르텔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4일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주최로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K-건설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정호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구조물 붕괴사고의 숨겨진 원인들’을 주제로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등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층 설문조사는 건축설계사, 건축구조설계사, 시공사, 감리, 학계 등 건설업계 종사자 724명(평균 경력 22년)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설문은 △참여 기술자와 기업의 전문역량 △사업관리체계 작동 여부 △제도적 환경 문제 △산업·사회적 환경 변화 △건설 이권 카르텔의 실체 등 다섯 가지 분야의 질의로 구성됐다.

특히 응답자 중 73.8%가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이권 카르텔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부정한 청탁을 받아보거나 해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각각 72.2%, 85.6%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권 카르텔의 환경적 요인에 대해선 △업체 선정 방식의 불합리(82.14%) △청탁, 봐주기 등 후진적 관행(73.20%) △수주를 위한 과도한 영업활동(76.15%) 등을 꼽았다.

제도적 환경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86.75%가 가격 위주 업체 선정 방식으로 인한 공사비·용역비 저하를 문제로 꼽았다. 적정하지 않은 설계 및 공사기간(85.43%)과 발주자 사유임에도 불구하고 인정되지 않은 설계 및 공사기간 지연(84.92%)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처벌이 미흡하다기보다 업체 선정 방식과 관행적으로 답습하던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 결여가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들은 붕괴사고를 프로젝트 참여주체의 역량·태도 문제 또는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 등과 같은 사유로 발생하는 부실·설계·시공·감리로 인한 종합적인 결과로 정의했다.

그 외 현재 건설업 환경에 대해서는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관리업무에 의한 실효성 저하(75.87%) △프로젝트 관리체계 운영을 위한 전반적인 기반 부족(16.10%) 등을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또 사고 방지 조치에 대해 처벌보다는 발주자의 책무성과 프로젝트 관리체계 강화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67.50%가 공사 전 과정에 걸쳐 발주자의 프로젝트 관리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발주자의 책무성 강화 및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69.91%였다.

유 교수는 이 조사에 기반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발주자의 역량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사업관리체계 역시 제대로 작동 안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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