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의원 “레미콘 점검 부실···품질관리 적정성 점검도 안 해”
“LH, 책임시공형 앞세워 모든 역할 민간에 위임·방치”···국감 지적

철근 누락과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전면 재시공되는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의 레미콘 점검 결과가 모두 ‘적정’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단 현장에서는 미인증 순환골재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GS건설, 감리사가 모두 형식적 점검만 진행해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인천검단AA13-1 2BL 아파트 레미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난 올해 4월까지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에 투입된 레미콘 계약 물량은 25만7362㎥, 189억원 규모다.

레미콘은 발주처인 LH가 조달청 입찰을 통해 제공한 관급자재가 투입됐다.

8개 레미콘 업체가 선정돼 2021년 7월부터 타설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2월 관급 레미콘 수급난에 직면해 총물량의 약 8∼9%는 GS건설이 5개 레미콘(사급자재) 업체를 통해 공급했다.

국토부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 지침’에 따르면 원자재 수급 곤란으로 불량 자재 생산이 우려될 경우 특별점검을 해야 한다. 그러나 검단 현장에선 관급 원자재 수급 문제가 있었는데도 특별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LH와 GS건설, 감리사 측은 사전점검과 정기점검만 진행했고, 모두 ‘적정’ 처리했다.

검단 아파트에선 미인증 순환골재가 레미콘 원자재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왔는데, 형식적인 점검을 진행해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품질관리계획 점검이 누락된 사실도 확인됐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LH는 건설사업자인 GS건설이 품질관리계획대로 관리를 적절하게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해마다 한 번 이상, 건설공사 준공 2개월 전까지 품질관리계획 적정성을 검사해야 한다.

그러나 LH의 ‘지구별 품질관리 적절성 이행 유무 현황’ 자료를 보면, LH 발주 사업 123개 중 57.7%가 품질관리 적절성 확인을 이행하지 않았다. 미이행 사업장에는 검단 아파트도 포함돼 있다.

허종식 의원은 “책임시공형(CM)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LH가 (검단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든 역할과 권한을 민간기업에 위임 및 방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토부 지침과 건설기술진흥법 등 현행 제도를 성실히 수행했다면 주차장 붕괴와 같은 안전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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