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통해 기존의 기초·산업 중심의 건설 협력을 넘어 디지털화된 ‘스마트 인프라’ 협력으로 본격적인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규모의 미래형 스마트 시티를 조성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 규모만 총 5000억 달러(약 676조25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네옴시티의 터널·건축 구조물과 항만 등 총 250억 달러(약 33조8250억원) 규모의 6개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네옴 더 라인’ 지하터널 첫 번째 구간을 공동 수주한 바 있다. 추가적인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외에도 메가 프로젝트를 계획하거나 추진하고 있어 우리 해외건설에 있어서 큰 기회의 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번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우리 해외 건설산업에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질적 전환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형 스마트 시티 조성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가 추진하는 스마트 시티의 기술과 경험을 해외프로젝트에 접목해 한 단계 높은 질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도시를 지향한다. 따라서 그린수소에너지, 담수처리기술, 로봇 활용, 친환경모빌리티 등 미래유망기술이 접목된 지능형 도시의 건설로 이 분야의 국내 기술력이 적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스마트 기술이 융복합된 친환경 스마트 미래 도시라는 새로운 실험이 현재 사우디에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고속철도망의 구축, 초고층 건축물의 건설과 친환경적 이동 수단 등이 어우러진 도시를 건설하는 데는 건설, 제조뿐만 아니라 문화와 운영시스템 등도 요구된다. 따라서, 국내 건설업체만이 아니라 수소, 자동차, 로봇, 반도체, 전자 등 다양한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이를 잘 반영한다.

초기 단계 인프라 구축에는 건설 및 플랜트(태양광, 수소에너지, 담수화 설비) 분야의 선도적 역할이 요구되고, 점차 도시의 기능과 지능을 부가하는 데는 로봇, 인공지능, 통신, 문화 등 디지털 인프라 분야의 참여가 요구된다. 이들 기술 분야와의 협업적 노력을 통해 하나의 스마트 도시가 건설된다. 국내 대기업 총수가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대거 참여한 것은 패키지를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네옴 프로젝트를 통한 국내기업의 융복합적 사업참여를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으로 수주 및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요구된다. 

네옴 프로젝트의 추진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재원은 사우디 국부펀드만으로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외국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노력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구현하고자 하는 분야의 기술 수준과 성과, 투자 비용 등의 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국가의 기업에게 사업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사우디의 구체적인 계획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금융조달 등이 사업권 획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 지원체제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참여를 통한 이익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정부 및 기업 차원의 전략적 접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설부문의 프로젝트 금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투자개발금융 지원과 건설 관련 공제조합의 보증역할도 요구된다. 시공 단계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국산 기자재, 설비 등이 공급되고, 숙련인력의 참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중소건설기업이 대기업과 동반진출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건설 진출을 위한 기술형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번 네옴시티 사업에 중소건설기업의 참여 기회도 적극 모색하고 이를 위한 지원 방안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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