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 건설경기 악화 여파에 계약액 줄고 하도급 부진 심화
건설정책연구원,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서 주장

내년 건설투자가 올해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문건설업 계약액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내년 120조원을 육박, 4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올해보다 3% 가량 줄어든 수주실적을 보이며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1일 서울 전문건설회관에서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하도급업체도 중처법 처벌 대상이 될까?(1)
◇김승기 전건협 부회장(오른쪽 다섯 번째), 김희수 건정연 원장(여섯 번째), 박성진 전공조 전무이사(여덟 번째) 등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건정연 제공

이날 행사는 김희수 건정연 원장과 김승기 대한전문건설협회 부회장, 박성진 전문건설공제조합 전무, 김진유 한국주택학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 등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됐다.

건설경기 전망 발제자로 나선 박선구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전체 건설투자를 257조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63조원 수준을 기록하며 2021년보다 2.2% 증가하는 것에 반해 내년에는 2022년 이후 부진했던 건설 선행지표의 시차 효과 반영과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박 위원은 국내 경제 동향 자체는 올해보다 개선된 2.0~2.2% 수준을 기록하겠으나, 건설투자는 선행지표 악화와 공공부문 투자 부진 추세, 금융시장 불안정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 부진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선구 위원은 “건설물량의 시차 효과로 선행 공종은 2024년 저점, 후행 공종은 2025년이 저점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시기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전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건설업 역시 전체 건설 부진에 따라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전문 계약액은 올해 대비 3.2% 줄어든 119조2000억원으로 분석됐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전문건설업 계약액 감소와 원도급에 비해 하도급 부진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박 위원은 “올해 보합세를 보인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감소세가 시작될 것”이라며 “올해 전문건설업 선행 공종이 부진했다면, 내년에는 철근·콘크리트를 중심으로 골조 공종의 부진이 심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선구 위원은 이처럼 건설경기가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내년 SOC예산이 26조1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4.6% 증가하지만 안전 예산 7000억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고, 공공부문 건설투자 역시 꾸준히 감소·정체 추세인 만큼 건설 경기 침체 방어 등을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어 진행된 주택시장 전망 발표에서 권주안 연구위원은 수요 약세 지속, 주택시장 단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불황형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권 위원은 “가격, 거래, 공급이 동반 약보합하는 L자형 횡보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권 위원은 “시장 동력인 수요의 정상적 회복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계대출 관리는 신용대출에 집중하고 DSR 한시적 폐지 혹은 대폭 완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김진유 주택학회 회장(경기대학교 교수) △김환주 전건협 경영정책본부장 △문혁 건설산업정보원 부원장 △서미숙 연합뉴스 기자 △우정훈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장 △이치주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본부 센터장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해 내년도 건설 및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평가와 건설기업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앞서 인사말에서 김희수 원장은 “내년 건설경기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전망되고 있고, 주택시장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오늘 세미나를 통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정책 수립 방향, 건설기업 경영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기 부회장은 “내년 국가 경제 자체는 개선이 기대되지만 건설의 경우 더 힘든 한 해가 예상된다”며 “오늘 자리를 계기로 어려운 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성진 조합 전무는 “건설경기가 조합 내부 지표상으로 아주 안 좋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맞춰 내년 경영전략을 마련 중에 있고, 조합원사를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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