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자원인 물이 지나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하천은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수렵생활에서 농경시대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강 주변에 모여 살며 도시가 만들어지고 주거 및 농경에 필수적인 물과 하천은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관리를 시작했다. 현대에 와서 치수는 물을 이롭게 잘 이용한다는 뜻의 이수(利水)와 분리돼 홍수로부터 안전을 다루는 방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을 관리하는데 있어 하천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천법 제7조에 따르면 하천은 국토보전상 또는 국민경제상 중요한 국가하천과 지방의 공공이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방하천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천 일람’(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천은 73개(약 3601km), 지방하천 3768개(2만5972.15km)로 구분되며,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홍수 피해액은 지방하천이 국가하천의 5배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이며 강우의 대부분이 여름 장마철에 집중되는 매우 독특한 기후적·지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니 대부분이 본류 또는 제1,2 지류로 구성돼 정부의 관리하에 있는 국가하천에 비해 지방하천의 관리는 환경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관리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천에서 제방은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하안을 따라 축조하는 구조물로, 치수에 있어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구조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제방이 파괴되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제방 위로 물이 넘어가서 발생하는 월류에 의한 붕괴, 제방의 기초적인 결함에 의한 붕괴, 그리고 제방 내부로 물이 새어 나와서 발생하는 침투나 파이핑에 의한 붕괴로 구분된다. 

2005년 개정된 제방 설계기준에서는 제방을 제작하기 위한 재료에 있어서 하상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사용하는 경우 하천의 생태계를 고려하는 동시에 제방을 강화하는 방법을 선정해 안정성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기를 제안한다.

하지만 경상북도의 경우 제방을 복구하거나 제작하기 위한 양질의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재료 확보를 위한 경제적 손실과 시공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2차 홍수 피해에 노출되는 실정에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도청 하천과에서는 복합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작돼 제방 내부에 설치할 수 있는 차수벽을 이용해 침투로부터 제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하천실험센터는 지자체와 지역중소기업과 협력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실규모 실험과 실제 현장 적용을 통해 검증했다.

복합 PP 차수벽의 경우 기존에 제방 안정성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설치되는 콘크리트 차수벽 또는 널말뚝 같은 차수 시설물과 비교해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방하천의 경우 제방의 단면을 확대하기 힘든 환경에 있는 제방을 대상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시공방법이 간단해 시공기간이 짧아 제방이 복구되는 동안 2차 피해에 노출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는 지방하천의 관리를 위한 지자체의 노력과 정부출연 연구원의 지역조직 그리고 지역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향후 기존의 다양한 제방 보강 공법과 함께 복합 PP 차수벽을 이용한다면 지방하천에서 홍수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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