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소비·내수 회복속도 많이 느려져···고금리 영향”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석 달 만에 ‘트리플’ 감소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이 감소 전환했는데, 정부는 임시공휴일과 전달의 기저효과, 4분기 초라는 시기상의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경기회복 수순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수출의 회복 등으로 이달 산업지표도 낙관적일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내수는 여전히 부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1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8월(1.9%), 9월(1.0%)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한 기저효과가 작용해 석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사이에 낀 지난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조업일수가 감소한 영향도 미쳐 2020년 4월(-1.8%)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3.5% 감소했는데, 특히 반도체는 11.4% 줄면서 지난 2월(-15.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반도체의 생산과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기 때문에 4분기 초입인 10월에는 반대효과로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산업지표의 트리플 감소가 나온 달은 분기별 첫 달인 1월·7월·10월이다. 모두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시기였다. 

반도체 출하는 29.0% 줄었지만 재고/출하 비율을 뜻하는 재고율은 9.6% 감소했다. 반도체 재고율은 9월(-6.7%)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 하락이다. 

기획재정부는 아울러 지난달 반도체 고정 단가가 2년 만에 큰 폭으로 상승하고, 반도체 재고가 고점을 찍었던 8월에 비해 지난달 16%가량 빠지는 등 업황이 긍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9% 줄어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도소매(-3.3%) 등에서 줄었지만 예술·스포츠·여가(4.2%) 등에서 늘면서 임시공휴일에 휴식과 관련한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일부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도입이 마무리되면서 기계류(-4.1%)와 운송장비(-1.2%)에서 모두 줄어 3.3% 감소했다. 

일시적 기저효과의 영향이 아닌 실제 둔화세가 지속되는 부문은 소비와 건설이다. 건설은 그간의 수주받은 물량의 효과가 사라질 전망이고, 소비는 추석 효과로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기성은 그동안 수주 받은 물량이 반영되면서 실제 시공 실적은 전달보다 0.7% 상승하면서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그 효과가 꺼질 거라는 관측이다. 기재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토목 부문을 우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8% 감소했는데, 최근 8월(-0.3%) 이후 9월(0.1%) 추석의 효과로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다시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지갑을 닫아 내수 회복의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분석이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수출·고용 개선,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와 내수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많이 느려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은 앞으로 낮아지지만 고금리의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다음달 동행축제를 개최하고, 소상공인의 금리부담을 경감하는 등 취약한 부문을 중심으로 내수활력을 내수 활력을 보강해 경기 회복 흐름을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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