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기대비 7.2% 증가추세···해외수주 57%는 미국·사우디서
최대수주는 6조6000억원 현대건설 사우디 아미랄프로젝트
PPP로 발주 방식 빠르게 전환···한국기업 PPP수주 비중은 5.1%

해외건설 수주가 4년 연속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목표치 350억 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내년 목표치는 더 높게 잡을 계획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92억5000만 달러(약 38조14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수주액(272억9000만 달러)보다 7.2% 늘어난 것이다.

2019년 223억 달러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0년 351억 달러로 증가한 뒤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말에 수주가 몰리는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 목표치 달성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했다.

해외건설협회의 월별 수출 통계를 보면 올해 1∼11월 해외건설 수주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북미·태평양으로 전체 수주액의 34.1%(94억5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중동(30.2%), 아시아(20.4%), 유럽(6.4%), 중남미(5.0%), 아프리카(3.9%)가 뒤를 이었다. 북미·태평양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8%, 중동은 11.3% 늘어난 가운데 아시아지역 수주는 48.9%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의 수주액이 92억5000만 달러(33.4%)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64억8000만 달러·23.4%), 대만(14억9000만 달러·5.4%) 순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이 미국에서 높은 수주액을 기록한 배경에는 그룹사 물량이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을 위해 우리 기업이 현지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세운 데 따른 효과인 것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47억 달러)을 수주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배터리합작공장 L-JV 프로젝트(12억 달러)와 S-JV프로젝트(17억5000만 달러), 미국 현대차공장 신축공사(6억7000만 달러) 등을 따냈다.

올해 단일 수주 물량으로는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1·패키지4가 총 50억7600만 달러(약 6조6000억원)로 규모가 가장 컸다.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역대 최대다.

올해 최대 규모 해외 건축공사 수주는 삼성물산이 푸본생명보험으로부터 수주한 대만 가오슝 아오지디 복합개발 프로젝트(6억1200만 달러)다.

국내 부동산시장 상황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에 적극적으로 해외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내년 세계 건설시장이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주 목표치를 올해보다 더 높게 잡는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연간 수주 5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4대 건설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건설 프로젝트 발주 방식이 투자개발사업(PPP)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신재생·친환경 분야 발주가 증가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해외건설 발주 트렌드 변화 전망 및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프로젝트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재정 여건이 개선된 산유국들도 단순 도급형 발주를 줄이고 금융 조달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발주 방식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투자개발형사업(PPP)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개발사업은 사업 참여자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하고,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사업 방식이다.

우리 기업의 PPP 사업 수주 비중은 최근 5년(2018∼2022년)간 5.1%로 2013∼2017년의 3.3%에서 1.8%포인트 늘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PPP 등 투자유치를 통해 재건사업에 필요한 7500억 달러의 3분의 1인 2500억 달러를 조달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사우디 역시 탈석유, 경제 다각화를 위해 약 150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게 ‘비전 2030’의 핵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네옴 프로젝트의 예상 사업비 5000억 달러 중 3분의 1이 투자 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