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리포트] ● 하나증권

토지 매입단계 조달 브릿지론
일부가 경매·공매 넘어갈 수도
금융권 자본 수준 등 고려하면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 낮지만
건설사 유동성 리스크 부담 커

하나증권은 ‘산업분석_UPDATE’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PF 현황(2023년 3분기 기준)을 살펴봤다.

이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2.4%로 0.2%포인트(p) 상승했다. 업종별 특이사항으로, 증권사의 연체율 감소(-3.4%p)가 있었다.

우발채무인 증권사 보증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의 만기를 PF사업 기간과 일치시키는 대출로 전환(연장)하고, PF부실채권을 상각 등의 리스크 관리를 한 결과다. 상호금융의 경우 연체율이 상승(+3.1%p)했는데, 일부 대규모 사업장의 연체가 반영됐다.

저축은행과 여전사도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회복 지연 등으로 여전히 사업개선이 더딘 영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재무적으로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와 금융사에 대해서는 시장원칙에 따라 적절한 형태로 조정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NICE신용평가에서 금융업종별 부동산 PF를 봤을 때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릿지론 30조원 중 경·공매 매입비율을 감안했을 때 30~50%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가격은 하락으로 전환한 가운데 상승한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그대로인 상황으로, 사업성이 안 나와서 신규 착공은 어려운 부동산 업황이다. 

이에 따라 토지 매입단계에서 조달되는 브릿지론의 이자비용이 쌓임에 따라, 회생가능성이 낮은 PF 사업장부터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다. 대주의 원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짐에 따라 손실을 인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손실을 인식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은행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위험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은행, 저축은행, 여전사, 보험, 증권사들의 자본 등을 고려했을 때, 부동산PF로 인한 손실이 나타나더라도 휘청이지 않을 체력은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의 15개 건설사에 대한 부동산 PF 보증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부 건설사들의 PF 채무인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있다고 보고 있다. 15개 건설사 부동산 PF 보증 금액은 약 27조7000억원(2023년 2분기 기준)으로, 실제 PF 보증 중 가장 위험한 미착공 도급의 경우 12조7000억원의 보증 금액이 있다. 그중 서울 외 지역에서의 미착공 PF 보증은 6조8000억원이다. 

미착공 PF(브릿지론)는 건설사들이 연대보증 등의 신용보강을 한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위험이 되는 우발부채다. 시행사의 지급 실패에 따라 건설사가 채무인수를 하는 경우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착공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자가 계속 쌓이는 환경은 일부 건설사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24년 건설사의 최우선 과제는 유동성 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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