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재편 영향···미 현지 한국기업 반도체·배터리공장 건설 이어져
4년 연속 300억 달러 넘겼지만···목표치 350억 달러 미달
지역별로는 ‘중동 수주’ 가장 많아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규모가 333억1000만 달러(약 43조7000억원)를 기록,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목표치인 350억 달러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321개 해외건설 기업이 95개국에서 606건, 333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수주액은 지난 2022년(309억8000만 달러)보다 23억3000만 달러 늘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0년 351억 달러에서 2021년 306억 달러로 줄었다가,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표>로는 중동 수주가 114억 달러(34.4%)로 가장 많았고, 북미·태평양(31.0%), 아시아(20.4%)가 뒤를 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정상외교가 활발했던 중동지역 수주가 회복된 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간 '셔틀 외교' 과정에서 공을 들인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50억8000만 달러)와 자푸라 가스 플랜트(23억7000만 달러) 프로젝트가 중동 수주 회복세를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는 국내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

국가 별로는 미국 수출액이 100억 달러로 30%를 차지했고, 사우디 28.5%, 대만 4.5% 순이었다. 해외 건설수주 1위 국가를 미국이 차지한 것은 1965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건설사들이 미국에서 높은 수주액을 기록한 배경에는 공급망 재편이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반도체·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우면서 건설수주가 늘어난 탓이다.

그간 미국 등 선진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국내 건설기업의 진출은 저조했다.

국토부는 제조업 공장 건설을 통해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하면 향후 선진시장 진출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주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조성한 PIS펀드(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펀드)를 통한 미국 해외건설 수주도 이뤄졌다. 이 펀드가 800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 텍사스 콘초 태양광 사업 시공(5억 달러)을 SK에코플랜트가 수주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PIS펀드는 우리 기업 관련 투자사업을 발굴한 뒤 순차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사 종류별로는 산업설비(158억 달러·47.4%), 건축(121억 달러·36.5%), 토목(19억 달러·4.7%) 순으로 많았다.

사업유형별로 도급사업이 318억 달러(95.6%)로 대부분이었다. 투자개발사업은 작년(10억2000만 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14억6000만 달러(4.4%)에 머물렀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해외건설 진흥은 우리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 경제를 견인할 정부의 핵심과제인 만큼 올해도 지역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수립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 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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