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산·학·연 전문가 특별인터뷰 (1) 최창식 대한건축학회 회장

건설업 생산활동을 살펴보면 발주자부터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에 이르기까지 각 과정마다 주체가 존재한다. 또한, 건설산업이 발전할 때마다 공법과 장비 등이 더해지면서 분야별 전문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건설산업의 주체들이 모두 상생하면서 건전한 발전이 가능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건설 산·학·연 전문가들과의 특별 인터뷰를 기획했다. /편집자 주

◇최창식 대한건축학회 회장
◇최창식 대한건축학회 회장

- 건설인 여러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대한건축학회 최창식입니다. 노력한 만큼 복이 들어온다는 계묘년도 어느덧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건설인 여러분께서 노력하신 모든 성과가 빛을 발하시길 기원합니다.”

- 건축학회 설립 목적 및 현안 사업 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1945년 9월1일 조선건축기술단으로 설립된 대한건축학회는 올해로 78주년을 보냈습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종합학술연구단체로서 국가와 국민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공간 조성, 그리고 우리나라 건축 기술과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이에 부응해 건축학문의 발전을 선도하는 각종 연구사업과 학술사업, 문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건설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행 과제는 무엇이라고 판단하고 계신가요?

“대외적인 관점으로 봤을 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상승,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익구조 다변화, 새로운 상품 개발, 해외 현지 기업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대내적으로는 초고령화, 노동력 부족, 숙련자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조직 및 업무수행 관행과 급속한 산업구조의 변화에 전문성 강화와 산업 간 융합 등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 말씀 하신 것처럼 건설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어떤 것들을 주목하고, 준비해야 할까요?

“4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의 일상화에 대비해야 합니다. 사전 준비가 아니라, 본격적인 실행이 중요합니다. 건설정보 빅데이터화를 해야 하고, 체계적인 기술 관리에 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또 설계·시공 자동화 및 원격화, 탄소중립 건설 프로세스, 제품 개발 등이 필요합니다.”

- 건설산업의 변화에 있어 전문건설 사업자들의 역할은 어떻게 보시나요?

“시공자들은 품질로 승부를 해야 합니다. 또 시공 과정에서 안전이 기본이어야 합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산업에 대한 신뢰가 깨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힘써야 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터를 만들고, 노동력 부족의 해결방안으로 해외 인력들을 투입할 때 충분한 교육을 병행토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숙련공을 양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조직문화나 시공 방법을 과감히 탈피하는 혁신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시대에 걸맞은 시공 기술과 인력을 건설산업 안으로 끌고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선진 기술과 조직문화를 실제 현장에 안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건설 관련 학계나 사무직 업무와 현장 시공 업무 사이에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괴리감을 없애려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하고, 그 자부심의 본류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사고와 같이 우리가 자성해야 하는 부분은 철저히 자성하되,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끌고 온 기간산업이라는 것에 대한 평가절하를 해서도 안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우리 건설 종사자에 대한 처우, 현장 책임자에 대한 보상, 충분한 공사기간 확보와 적정한 공사비 산정 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 건설산업체계 개편 등 정부 정책 과제에 대한 평가와 과제는 무엇일까요?

“건설산업 정책의 전제는 전문성과 공공성 확보입니다. 체계 개편 논의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오류 없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건설안전 법·제도 역시 단계별 책임 강화라는 기조는 동의하지만 예방과 대비를 가장 우선으로 하고, 최후 단계에서의 처벌과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 옳다고 봅니다.”

- 그 외에도 건설·건축 관련해서 제도적으로 어떤 부분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일례로 우리나라 건축법이 만들어진 것이 1962년입니다. 그때는 공격수가 수비도 하고 수비수가 공격도 하는 상태의 산업 생태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문가의 시대입니다. 구조·재료·시공·감리 모든 것들이 매우 발전하면서 전문가의 시대가 온 만큼 전문성을 인정하고 법과 제도를 현실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각 분야 전문가의 평가를 기반으로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무시된 채 정치적인 정책 결정에 의해서 중요한 건설산업 현안이 결정되는 구조는 후진적 사고입니다.”

- 마지막으로 건축학회장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설계부터 시공, 관리까지 전문가 집단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이들의 기술적인 판단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합니다.

또 정부도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정부에 건설업과 관련해 5000억원 규모의 연구 과제를 진행하자고 하면 뒤집어집니다. 생명공학이나 반도체와 같은 신산업 분야에는 상당히 적은 금액으로 생각하면서도요. 과거 기반산업으로 앞서 나간 건설·건축 분야에 대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한 사고입니다. 대한민국의 건설과 건축산업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창식 회장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사 △전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전 한국콘크리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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