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이 새로운 궤도에 진입했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안임에도 김포시와 인천시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수년 동안 진척이 없었다. 지하철 5호선 연장이 결정된 것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부터다. 서울시가 인근 지자체들로부터 연장안에 대한 신청을 받은 것이 2018년이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인 2기 신도시 발표 즈음부터 5호선 연장은 지역 이슈로 부상했다.

길게는 20년가량 지역의 큰 이슈였지만 서울시도, 노선이 지나갈 지역의 지자체들도 모두 다른 의견들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김포골드라인이 김포골병라인이 되는 두 량짜리 초라한 도시철도로 개통하게 된 것도 지하철 5호선 연장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탓도 있다.

도저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 보니 정부로서는 중재안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2023년 9월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김포와 인천 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5호선 연장 자체가 불발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연말까지로 중재안 발표 시점을 늦춘 정부는 2024년 1월이 돼서야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거친 중재안이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포시는 환영을 표했지만, 인천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재안이 어렵게 도출됐는데도 다시 공회전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김포시와 인천시의 주장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포시는 김포골병라인이라는 오명을 쓴 김포골드라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4만6000여 세대가 입주할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에 대한 청사진까지 나온 상태다. 광역교통대책 없이는 또 다른 김포골병라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버스전용차선을 포함해 김포골드라인 혼잡완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궁극적 혼잡완화에는 실패했다는 평을 받는 상태다.

인천시는 검단신도시가 신도시 중 광역철도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에 5호선이 최대한 많은 역이 정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더 많은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정도로 노선에 대해 논의했다면 두 지역의 의견을 모두 받아안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한쪽의 희생을 딛고 다른 한쪽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또다시 20년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그렇게 공회전하다 5호선 연장이 늦춰진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다.

제대로 된 광역교통대책도 없이 신도시를 구상하고 개발한 과거 정책은 타산지석으로 삼되, 그때 잘했어야 했다는 질타는 이제 실효가 없다. 다행히 이제는 정부도 제도를 개선해 광역교통대책이 없는 신도시 개발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실의 어려움에는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갈등상태로 방치하면 어려움은 더 커질 뿐이다. 두 지역이 각자 조금씩 희생하고 물러서는 대신 궁극적으로는 더 큰 혜택을 누릴 장기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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