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 전년 대비 21% 상승
공사비 급등·고금리···금융 부담 분양가에 반영
신규 입주·인허가 물량 감소···분양가 상승 지속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평균 분양가가 1년 새 20% 넘게 치솟았다.

특히 평균 분양가가 3.3㎡(1평)당 3700만원을 넘어서면서 일명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분양가도 12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분양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70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평균 분양가(3495만원)보다 6.07% 상승했다. 지난해 1월 분양가(3063만원)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21.03%에 달한다. 민간아파트의 국평 분양가가 1년 새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급등한 셈이다. 

서울 지역의 민간아파트는 2023년 1월 3.3㎡당 3068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이 규제 지역에서 해체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억1500만원에 달한 광진구 '포제스한강'이 일반분양에 나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평균 분양가도 3.3㎡당 250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2434만원)에 비해 2.76% 올랐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 평균 분양가도 같은 기간 1745만원에서 1785만원으로 0.6% 상승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금리 부담 등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HUG는 최근 1년간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 평균 분양가를 매월 발표한다.

분양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건설 원자재가격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 등이 꼽힌다. 건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52.47로, 3년 전(121.62) 대비 25% 상승했다. 

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건설업계의 금융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분양가 악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지난해 1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규제 지역에서 벗어나면서 늘어난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을 분양가에 반영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4.1p(포인트) 상승한 114.1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넘었다. 건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등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기본형 건축비를 여섯 차례 인상하고, 부실시공과 층간소음 개선, 친환경 건축물 확대 등 규제 강화에 나선 것도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간 건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상승했고, 고금리 기조에 따라 공사비가 늘어난 만큼 금융 부담이 커졌다”며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서울 4개 지역만 제외한 전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이 분양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하락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인허가 물량 역시 많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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