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씽크홀 이슈 이후 지하관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정부 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개별 지하시설물 중심의 기존 관리체계를 지하 공간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로 전환하기 위한 일환으로 2018년부터 시행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지안법)을 통해 지하공간통합지도를 중심으로 한 지하시설물 통합 정보관리 체계가 구축됐고, 지하안전영향평가 등의 지하 안전을 위한 관리체계가 기틀을 잡기 시작했다.

올해 국토교통부에서는 ‘제2차 국가지하안전관리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5년간의 지안법 시행에 따른 효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지하안전관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에 따라 열수송관의 대표적 관리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020년에 디지털 정보 기반의 열수송시설물 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한난맵’ 구축을 완료했다. 한난맵은 약 4400km 열수송관로와 관련 시설물의 모든 정보를 GIS 공간정보 기반으로 디지털화해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안법 시행 이후 지하 안전사고를 야기하는 다양한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능동적인 대응을 통해 2016년 300건 이상 발생하던 지하안전사고는 최근 3년간 100건 내외로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이제는 지하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SOC 시설물의 급속한 노후화가 다양한 안전사고의 원인임을 주목하고,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기본법 제정을 통해 2020년부터 노후 기반시설물에 대한 안전강화 방안을 마련한바 있으며, 2024년에는 각 SOC 시설물별로 합리적인 유지관리 전략을 마련하는데 근거가 되는 ‘성능평가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기반시설관리법의 대상에 포함되는 열수송시설물의 경우, 노후 열수송관로에 대한 ‘최소유지관리기준’과 ‘성능개선기준’이 새롭게 마련돼 2020년부터 이 기준에 따라 30년 이상 노후관로를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성능평가 기준’ 마련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한난맵에서 유통되는 지하정보를 토대로 열수송관 교체대상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 모델을 개발해 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 등 열수송관 관리주체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성과를 제공한 바 있으며, 열수송관의 성능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를 한국에너지공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고 있다.

도시 지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지하공간 관리를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도시 지하에 다양하게 매설돼 있는 지하시설물에 대한 안전한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디지털 정보체계 기반의 열수송관 관리를 통해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급속하게 노후화되고 있는 열수송관로의 구조적 안전성, 내구성, 사용성 등의 성능을 종합 평가해 객관적인 현재의 상태와 미래의 성능 변화를 파악·예측하고 이를 통해 관리주체가 보수·보강 또는 성능개선 등의 최적 시기 결정 등 합리적인 유지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지하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관리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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