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기자간담회서 밝혀
“선로 사용료 등 통해 부채 1조원 줄여···조달 능력 있어”
“단기간 회수 생각 안해···50년이든 100년이든 장기회수”
“철도 상하분리 보류·포기 아냐···의지는 갖고 있되 협력”
“SRT 혼용구간 복복선 구상 아직 없어···오송~평택 우선”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철도 지하화 사업과 관련해 “50년이 됐든 100년이 됐든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면 지하화 재원조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20일 GTX-A 수서~동탄 구간의 종점인 동탄역 인근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사진>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가철도공단은 국가철도 건설의 책임도 있지만 국가철도 건설에 필요한 재정 중 일부를 조달하는 기능도 있다”며 “공단 재무구조를 보면 처음 출발할 땐 부채가 20조원 자산이 18조원으로 자산이 2조원가량 모자랐는데 선로 사용료나 수서 역세권 개발 등으로 갭을 1조원 정도로 줄여놨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성과를 기초로 해서 매년 금액은 많지 않지만 (공단에서 재원을) 조달할 능력이 있다고 확인했다”며 “또 공단은 140조원이라는 철도 자산의 관리권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하면 지하화 공사를 위한 채권 발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다만 단기간에 이를 회수한다고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는다. 50년이 됐든 100년이 됐든 장기간에 걸쳐 회수한다는 구조로 볼 때 지하화를 위한 재원조달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적어도 지하화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계획된 공기내 지하화 철도 건설을 마치고 상부개발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도를 시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주체로 각각 분리한 철도 정책인 ‘철도 상하분리’ 문제와 관해서는 “철도 상하분리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 철도위원회에서도 명백하게 규정을 하고 있다”면서도 무리한 진행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철도공사나 공단, 나아가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들이는 비용이 많을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다”며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유지관리가 보다 합리적으로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공단이 기존 시설 유지관리를 철도공사에 위탁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관리감독 권한과 리더십을 발휘해 점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상하분리를 보류한다거나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의지는 갖고있되 조금 더 협의를 통해 협력적인 분위기에서 추진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미 공단은 시설 유지관리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 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종합정보관리시스템을 공단에서 관리하기로 해 이관을 받았고 (시스템) 구축작업이 이행되고 있다”며 “그 시스템을 확대·발전해 지능화 유지관리나 AI 유지관리 등 연구개발을 지속 해가면서 코레일과 협력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 것들 점점 쌓이고 축적되면 철산법 개정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2004년 철도 산업의 효율화를 위해 철도청의 상하 분리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상부는 선로 위를 달리는 철도의 유지보수 업무, 하부는 선로 등 인프라를 건설·개량하는 시설관리 업무를 맡는 것이다.

구조개혁 취지대로면 선로 유지보수 및 관제 업무는 시설관리자인 국가철도공단이 맡아야 하지만, 철도산업기본법 제38조에 ‘다만 철도시설유지보수 시행 업무는 철도공사에 위탁한다’는 문구가 담기면서 철도 건설은 공단이,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다시 개량은 공단이 수행하는 구조체계가 만들어졌다.

한편 그는 이날 개통을 열흘 가량 앞둔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에서 수서고속철도(SRT)와 GTX가 선로를 공유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SRT 혼용구간 복복선 구상은 정부계획으로는 나와있지 않다”며 “그보다 선행돼야 할 오송~평택 복복선 논의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데, 그것이 진행된 이후에도 여력이 있으면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신호를 고도화해서 운행 간격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복복선 문제는 정부의 정책적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 총 선로용량은 180회로, 그 중 SRT와 GTX가 각각 60회를 사용해 나머지 60회의 여유가 있으며, 오는 2028년 GTX-A 전 구간이 개통하면 용량이 100회로 늘어나 여유 구간이 약 20회 가량 남게 된다. 공단 측은 향후 신호 개량을 통해 이러한 전체 용량을 240회까지 늘릴 계획이며, 추후 오송-평택 복복선이 개통하게 되면 2025년 말 제5차 철도망계획에 복복선을 재정으로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