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 수주 계기 플랜트 강국 도약
국제경쟁력 강화하려면 기술 성과 필요
정부차원 기술중심 낙찰제 등 지원해야

12월 27일은 해외시장 진출 이래, 단일 사업으로 최대인 400억불의 UAE 원전사업을 수주한 우리나라 해외건설·플랜트 역사상 길이 남을 만한 날로 기억이 될 것이다. 원전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선진강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리의 원전수출이 경쟁우위를 점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상외교도 큰 몫을 차지했다.

원전 수주 400억불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역사상 작년과 올해의 전체 해외건설수주가 400억불 이상을 기록한 것에 견주어 볼 때, 단일 사업으로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우리의 해외사업 수행방식이 선진기업의 기본핵심설계에 토대를 둔 프로젝트 관리하의 EPC(실시설계-조달-시공)방식임에 비해 이번 수주는 사업전체의 프로젝트 관리와 조달, 시공, 유지 운영관리를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이미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 의존도가 40%에 이르는 등 세계 원전강국의 반열에 들어있으며, 원전관련 사고가 전혀 없었다. 그 동안 이 분야의 축적된 기술과 경험, 가격경쟁, 안전성 등은 한국 원전수출이 성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 번의 원전수주의 요인은 검증되고 입증된 기술이나 노하우와 가격경쟁력, 안정성, 진출국에 대한 기술전수 등 상호 기술협력 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연구개발기술의 국내적 적용을 통한 기술과 노하우, 경험이 해외에서의 경쟁력의 원천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원전관련 기술과 관리수준이 더욱 향상되고, 이러한 경험과 기술의 축적은 또 다른 시장으로의 원전 수출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를 형성할 것이며 새로운 ‘스타 플랜트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향후 화석연료에너지의 고갈과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석유 등 천연가스의 소비가 감소하는 대신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원자력협회는 향후 2030년까지 430기 가량의 원전이 건설될 것이고, 약 1200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급증하는 전력의 수요와 온실가스 감축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신흥개발도상국 특히 중국은 ‘신에너지산업개발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원전설비의 대폭적 확충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정부는 해외건설·플랜트 건설강국을 위한 기술개발과 지원체제의 강화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기술개발 및 지원에 있어서도 국내적 시범사업을 통한 성과(축적된 기술 및 경험)가 해외 수출로 연결되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향후 녹색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해외건설 스타 영역의 발굴, 우리의 강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신도시 수출, IT기술 접목한 U-city건설 등도 국내적 적용 성과와 경험의 축적을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단기적 차원에서의 눈앞의 이익에 치중하기 보다는 착실히 국내적 기술기반과 경험을 축적하여 이것이 해외수출시장에서 인정받도록 하는 시장접근 전략이 바로 향후 우리의 해외건설 및 플랜트 산업의 국제경쟁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국내적으로 건설 및 플랜트 기술의 적용을 저해하고 이러한 기술개발의 성과의 국내적 확산을 제약하는 각종 제도적, 정책적 규제들은 과감하게 철폐되어야 할 것이다. 기술 및 품질 중심의 낙찰제도의 정착과 주요 공공발주자의 기술 및 가치 평가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분권형 발주체제와 사후 평가시스템의 조기 정착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추진 중인 건설 산업 선진화 대책이 업역 간의 이해관계의 틀을 넘어 해외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방향에서 과감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국내, 해외의 경계가 없는 글로벌 시장으로 전환되었다. 국내의 기술기반과 경험은 가장 강력한 해외경쟁력을 가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기술 및 품질기반의 국내 건설산업으로의 재편이 가속화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일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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