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비용절감 환경보전 등 장점 선진외국 비해 시공실적은 저조

우리나라 도로의 총 연장은 2006년 말 현재 10만2천61km에 이르렀고, 이러한 도로의 역사와 함께 도로 교량 일부 구간에서는 이미 노후화가 진행되어 수명을 다한 구조물에 대해서는 보수, 보강 또는 교체가 요구되고 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2006년 말 기준, 전국에 가설된 도로교 수는 총 2만3천805개소에 달하며, 이들 중 공용 연수가 40년 이상 된 교량이 292개소, 30·40년 경과된 교량이 1천447개소로 조사되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건설기술 역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교량구조물도 새로운 재료 및 형식의 개발로 획기적인 발전을 거두었으나 공사현장에서 모든 작업공정이 이루어지는 기본 틀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사회 발전에 따른 인프라시설이 증가하면서 도심지역을 통과하는 구간에서의 신설 교량 구조물 시공, 공용연수 증가로 노후화된 기존 구조물의 개축 및 증축 등은 기술적으로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건설현장에서 나타날 주요 기술적 문제점 해결, 환경 보전, 신속한 공사를 통한 주변 교통장애 요소 최소화, 공사 관련 민원 최소화, 고소 작업에 따르는 건설 안전성 확보 등은 공사 계획과정에서부터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계화 및 조립식 공법을 이용한 교량건설기술은 인력절감뿐만 아니라 공기단축으로 인한 공사비 절감, 작업에 대한 제약사항 완화, 건설 환경 및 민원 문제 최소화 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산업화가 먼저 이루어진 선진외국에서는 우리보다 일찍 건설 환경에서의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조립식 교량가설 공법과 조립식 교량 시스템의 개발 및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설프로젝트의 핵심 고려사항인 경제성의 기준이 초기 시공경비에서 유지관리와 교체비용까지를 포함하는 전생애주기적 비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교통유발경비와 같은 간접손실비용 등 대중의 편이성과 환경 이슈를 고려한 추가적 경비 지출에 대한 사회적 준비가 되어가고 있어 공사기간 중 교통통제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교량건설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으며 2004년에는 노령화지수가 47.4에 달하고 노인인구비율이 12.6%에 이르러 곧 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건설현장에서의 건설인력 역시 고령화가 진행되고 숙련공의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장비의 기계화, 부재의 공장 제작, 급속 시공은 앞으로 적극 도입되어야 할 기술들이다.

기존의 교량건설은 기초, 하부구조물과 상부구조물, 방호책 및 기타 부속시설로 이어지는 일련의 노동집약적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치는 전형적인 시공과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반면, 조립식 교량건설기술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부재들을 현장으로 운반하여 차량 통행을 유지하면서 신속한 조립과 시공을 추진하는 공법을 의미한다. 이 신공법은 현장의 특수한 조건에 따라 주변교통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공사현장의 안전성 향상, 환경영향의 최소화, 시공성 향상, 품질향상 및 낮은 생애주기적 비용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콘크리트의 현장타설 또는 조립 등 현장작업을 최소화하는 프리캐스트 시공법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바닥판과 복합재료를 응용한 바닥판, 그리고 거더와 교각 부재의 프리캐스트화에 대한 기술 개발 등도 진행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하여 적용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미래의 건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현재 국내외에서 적용하고 있는 조립식 교량공법의 설계 및 시공사례를 조사 분석하여 조립식 교량공법의 선정에 참고가 되는 기초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제안하였다. 또한 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프로그램화하여 교량의 조립식 공법선정의 효율적 선택을 가능케 하는 툴을 구축한 바 있다. 앞으로도 국내 실정에 적합한 다양한 방법의 조립식 교량공법과 조립식 교량시스템의 개발과 적용에 노력함으로써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인프라스트럭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에 적극 기여하고자 한다.  〈건설기술연구원 원장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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