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신도신 건설·자원개발 연계형 사업 진출
국내 건설업계 해외시장 비중 날로 늘어
경쟁력 향상 위한 시공기술·시스템 시급

지난해 국내 건설시장은 SOC 투자 확대정책에 따라 공공부문은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여 왔으나, 민간부문은 주택시장 위축으로 불투명한 실정이다. 또한 해외건설 수주도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인하여 당초 400억불 수주를 목표로 하였으나, 하반기 이후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대형 플랜트건설 프로젝트를 줄줄이 수주하면서 478억불이라는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하였다.

올해도 국내 건설시장은 민간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나, 해외 건설시장의 호조가 지속될 경우 건설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으며, 건설산업이 지속발전 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하여는 글로벌 경쟁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해외 건설시장의 경우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거나 대형복합 건설사업인 설계시공일괄입찰방식의 사업 분야에서 세계 100대기업의 해외 수주 규모는 최근 5년 동안 매출액 규모가 200%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세계 225대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규모도 2006년도 매출액이 2244억불이었으나 2008년도에는 3900억불로 급속한 증가를 보이는 등 대형 사업 위주로 규모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의 국제건설시장전망 레포트에 의하면 향후 10년 후인 2020년에의 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12.7조억불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는 2009년도에 비하여 70%이상 증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체 시장의 10%정도가 해외시장 규모이므로 2020년의 해외건설시장은 약 1.3조억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국내외 건설산업의 변화 양상과 더불어 국내 건설산업 규모의 정체 혹은 축소되는 시점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건설 산업의 정체 혹은 축소를 예측한 자료는 찾을 수 없지만, 일본이나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일정 시점이후 전체 건설시장은 유지하면서도 자국 내 건설시장은 축소되어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환경하에서 건설사업의 유형과 비즈니스 형태는 매우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다. 즉, 해외신도시개발, 자원개발 연계형 건설사업 등 새로운 투자 또는 개발형 프로젝트가 예상되며, 기존 시설의 유지관리사업, 첨단 건설기술을 활용한 신규프로젝트 등 기술융합을 통한 새로운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우리 건설산업이 글로벌 건설시장의 패턴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건설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건설업계의 창의력과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공공 발주물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건설산업은 각종 규제나 기술적 안전성을 우선 고려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산업계는 기술 경쟁력확보에 등한시 하게 된다. 이에 공공에 편익을 주는 건설생산물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민간 기술력 및 창의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생산프로세스를 혁신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둘째, 설계와 시공 기술력을 함께 향상시키기 위한 건설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미 해외 건설시장에서는 설계시공 일괄 방식의 발주물량은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산업계는 대응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따라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설계시공일괄제도를 글로벌스탠다드에 맞도록 개선하고, 설계자가 시공단계까지 참여 하도록 제도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시공자는 사업 수행을 통한 설계와 시공의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확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공공 공사의 발주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계약제도 개선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300억원 이하의 건설공사 2,000여건의 발주 건수 중 한 업체가 3건 이상을 수주한 경우가 3%에 지나지 않는 65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는 업체의 기술력과 건설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내 건설사업의 발주 물량 중 60-70%를 차지하고 있는 최저가 및 적격심의제도의 경우도 기술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건설산업의 규모 확대 노력과 함께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를 적극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해외의 건설시장에서는 몇 개의 공종에 집중적으로 수주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전문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세계적인 건설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건설 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설계와 시공 기술력을 함께 향상시키기 위한 건설시스템 구축과, 국내 건설산업의 가장 큰 수요자인 공공 부문에서 전문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를 적극 육성하고, 또한 건설업계의 창의력과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며, 건설사업 발주시스템을 선진화하는데 산업계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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