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지방중소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이달들어 부도를 낸 건설업체가 크게 늘어나는 등 건설경기침체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분양아파트적체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중소건설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이달들어 지난 16일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일반건설업체 13개, 전문건설업체 13개 등 총 26개사에 달했다.

이달들어 보름동안 부도난 일반건설업체는 10월 한달간 부도업체 10개사를 이미 넘어선 것이며 올들어 부도를 낸 일반건설업체는 102개사로 지난해 연간 부도업체 106개사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비교적 규모를 갖춘 지방의 1, 2군 건설사 3곳이 동시에 부도를 내 건설업계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충남예산에 본사를 둔 KT건설은 농협과 하나은행에 돌아온 어음 50억원을 막지 못해 지난 12일 1차 부도에 이어 13일 최종부도 처리됐다.
 
KT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131위의 1군 건설업체로 1군업체 가운데 부도를 낸 것은 상반기 신일에 이어 두 번째다. KT건설은 주로 관급공사위주로 사업을 펼쳐왔으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공수주에 어려움을 겪다가 서울의 주상복합과 필리핀 등에 개발사업을 벌이다 자금압박으로 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날 인천의 효명건설(321위)은 지난달 1차 부도로 한때 신일건업이 인수의사를 표명했으나 부채가 너무 많아 포기하는 바람에 최종부도 처리됐다. 전남의 거림건설(275위)도 같은날 최종부도를 냈다. 이에 앞서 지난5월 한승종합건설을 시작으로 6월에는 중견주택건설업체 신일, 그리고 잇따가 세종건설, 동도, 기정건설등 지역의 1, 2군 업체들이 부도를 낸바 있다.

일반건설업체의 부도는 이들로부터 주로 하도급을 받는 전문건설업체로 고스란히 넘어가 전문건설업체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올들어 지난 주말까지 전문건설업체 부도 141개사로 집계됐다. 일반건설업체의 부도가 하도급회사로 옮겨지는데 약4-5개월의 사차가 있어 금년 말 부터 전문건설업계는 극심한 자금난을 겪으면서 부도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부도건설업체는 대부분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지방건설업체로 정부의 부동산안정화대책에 따른 건설경기 급랭이 주된 원인이다. 이같은 매수심리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인데 반해 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까지 계획하고 있어 미분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단체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지방에서 분양률10% 미만의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건설업체들이 이를 감추고 있어 실제 미분양가구수는 정부발표의 2배인 18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관계자는 “정부규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내년 초에는 건설업체의 대량부도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전국의 미분양아파트 9월말 현재 9만 8235가구이고 이 가운데 지방이 약9만가구로 전체의 90%에 이르고 있는 실정을 감안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권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는 등 미분양해소대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회사의 잇따른 부도가 자칫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도 도미노 현상을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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