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자난달 분양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메디치」 주상복합아파트 총 50채 가운데 단 2명이 청약했고 청약자 2명도 계약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실질적인 청약률이 0%였다는 얘기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는 11억 2천 5백만원~14억원으로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발코니도 무료로 확장해 주는 조건이라 웬만큼 분양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단 한 채도 분양이 되지 않은 셈이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서울 강남지역에서 100% 미분양 아파트가 나온것이다.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강남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입지여건이 좀 떨어져도 초기에 30%정도 팔리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번 롯데건설의 청약결과는 주택경기가 완전히 죽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지역보다 사정이 나쁜 지방에서는 최초 청약단계에서 부터 신청자가 한명도 없는 단지가 이미 속출하고 있다. 지난1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춘천시 만천리 KCC스위첸아파트 367가구는 3순위까지 청약자가 단 1명도 없었다. 또 대구에서 공급된 신천청어람 43가구도 단1명만 청약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 같이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붙자 LG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발표한 「2008년 국내외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최근 불거진 아파트 미분양사태,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화 등으로 미뤄볼때 국내주택시장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미 취약한 부문과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이 시작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주택담보대출규모는 최근 3년간 61조원이나 늘어날 정도로 단기간에 대출이 급증한 반면 주택가격 상승률은 둔화돼 주택대출이 언제든지 부실화 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대출기준을 강화해 미국보다는 안전한 편이지만 금융기간의 주택담보대출에 우량대출 비우량대출이 섞여있어 대출부실이 인단 가시화되면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LG경제연구원은 예측했다.

지금 건설경기부진은 노무현정부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부동산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력한 수요억제는 반드시 수급의 괴리를 초래해 미분양을 촉진시키고 주택가격을 하향안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부동산 수요억제책이 그 효과가 너무 강해서 국내건설경기가 회복될 수 없는 상황으로 까지 추락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건설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 국내경제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커져 결국은 실물경제의 회복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역대 최고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었던 그린스펀도 최근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문제가 미국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만큼 심각해 질 줄은 몰랐다고 실토한바 있다.

이제는 부동산 가격안정화가 건설경기급락으로 이어져 국내경제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악재로 이어질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시점이다. 미분양으로 건설사의 투자비용이 적기에 환수되지 않으면 중견건설회사들의 부도도미노 현상은 막을수 없다.

건설시장의 급랭을 막기 위해 시장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주택거래촉진을 위한 거래규제를 완화하고 주택수급불균형을 시장논리로 해결하는 공급대책을 유연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