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는 1천여명을 대상으로 ‘경제현황 및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할 국가적 과제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첫째로 꼽았다.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일부 낙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국민들은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가운데 3명 이상이 우리경제가 향후 3년 이내에 IMF외환위기에 버금갈 만큼 심각하거나 그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우리경제가 얼마나 불안한 상태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전경련의 이 같은 조사결과는 IMF외환위기때 대량해고, 대량실직의 쓰라린 경험을 겪은 우리국민들이 현 정부가 취하고 있는 빈부격차완화와 복지중심 정책보다는 경제성장을 통한 고용창출을 정부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은 요구하는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대기업들의 올 하반기 취업문은 여전히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을 상대로 올 하반기 신규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도 안 되는 238개 기업만이 신규채용계획이 있고 95개사는 미정이며 155개사는 아예 신규채용계획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신규채용계획이 있는 업체 가운데 32개사는 채용규모를 줄일 계획이고 170개사는 지난해 수준으로 뽑고 채용인원을 늘이겠다는 기업은 36개사에 불과했다.

대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않아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대졸실업자는 통계청 공식집계로 31만4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구직의욕을 잃은 구직포기자까지 합칠 땐 대졸미취업자는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취업관련업계의 추정이다. 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수입원이 없다는 것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우리의 이런 절망적 상황과는 반대로 이웃나라 일본은 취업률이 96%로 웬만한 대졸(예정)자들은 서너군데서 일자리를 제안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은 1991년 버블경제가 꺼지면서 15년간의 긴 경제침체기를 겪었으나 최근 들어 대학생들이 일자리를 골라가는 등 다시 꿈을 갖고 뛰고 있다.

다행히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이 최근 건설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일자리창출을 위해 건설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장관은 경제성장동력확충을 위해서는 지역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건설산업 육성이 절실하다고 판단, 건설산업육성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제조업 등 타 산업에 비해 고용유발효과가 큰 국가기간산업인 건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이장관의 정책의지를 우리는 높이 평가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건설산업의 전반적인 지원과 함께 기능인력, 기술자를 실질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을 육성하지 않고서는 고용 창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건설현장에서 직접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이 활기를 되찾을 때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점을 우리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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