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의 절반 이상을 난방이 차지

     고효율 자재·재생 가능 에너지로 잡아야

     다양한 녹색기술 통합 ‘환경+성장’노력을


18세기 후반 기계발명과 기술혁신에 의해 야기된 산업혁명은 획기적으로 생활수준의 향상과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켰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경제의 발달과 도시화로 인해 화석에너지 사용과 지구상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유한한 자원의 점진적 고갈에 따른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최대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국가들의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산성비, 오존층 파괴, 수질 및 대기오염 등 다양한 형태의 환경문제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으며, 특히 지구온난화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2000년 IPCC(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는 지난 100년간 전 세계의 평균기온은 0.74℃ 상승하였고,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21세기 말에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6.4℃까지 상승하고,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전염병 발생, 수자원 고갈, 생물종 감소 등 자연재해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화 및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정책이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난 2008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여기서 ‘녹색성장(Green Growth)’이란 단어는 ‘환경(Green)’과 ‘성장(Growth)’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포괄하고 있으며, 산업혁명 이후 근간을 유지하였던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두 개념은 결코 병존할 수 없는 상호 대립적 구도를 갖는다.

그러나 선진국은 에너지‧환경 관련 기술‧산업에서 미래 유망품목과 신성장 동력기술을 발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환경과 성장이라는 두 개념을 결합시켜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실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경제만큼은 반드시 살려 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였으며, 그 해법을 ‘녹색성장’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녹색성장’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되 자원이용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이를 다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선순환구조’를 목표로 삼고 있다.

본고에서는 주택‧건축부문에 국한하여 녹색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떤 건축물이 현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에 가장 적합한가?”, “건축물에 있어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녹색기술이란 무엇인가?”등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수립하고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해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에너지효율을 향상시켜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태양열, 지열, 바이오매스 등 자연에너지의 이용을 통해 화석연료인 가스, 석유, 석탄을 대체함으로써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이른바 ‘제로카본 그린홈’을 개발하면 된다. 사계절이 뚜렷하면서 비교적 겨울이 춥고 여름이 더운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의 절반 이상을 난방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단열재의 두께를 향상시키고 고성능 창호를 설치하는 등 건물의 단열효율을 높이고, 배기열 회수 환기장치, 저온 보일러, 콘덴싱 보일러 등 고효율 기자재를 사용하고, 태양전지, 태양열 집열판, 지열히트펌프, 목재 펠릿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여름철 냉방으로 인해 야기되는 에너지소비와 전력피크부하 등을 줄이기 위해 실외측에 가변형 차양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결코 소홀하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건축물은 에너지효율 향상 및 자연에너지 이용을 통해 대지 내에서 독자적으로 어렵지 않게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화의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동주택 등 대규모 건축물은 개발 연면적이 크므로 탄소배출 제로화에 대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난방에너지의 연료로 주로 가스와 석유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발전효율이 40% 이하인 기존의 발전시설 대신 최근 효율이 80% 이상인 열병합발전시설의 보급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따라서 소형 열병합발전시설을 도입하되, 그 연료를 목재 펠릿, 바이오 디젤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고층 고밀 주거단지에서도 제로카본 그린홈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제로카본 그린홈은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이용, IT 융합 등 매우 다양한 녹색기술의 통합체로서, 녹색 IT 융합 건설시장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건설산업계 모두가 힘을 모아 고부가가치의 녹색건축기술 실현을 통해 우리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환경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가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야 할 것이다. 조용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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