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를 모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오피스텔 청약접수는 부상자 속출과 인근 교통마비 등 부작용을 남긴 채 결국 ‘현장접수 중단’이라는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영하권 강추위 속에서도 텐트와 종이상자, 비닐 등에 의지해 밤을 새운 인원만해도 7천여명에 이르렀다. 모델하우스 주변 도로는 계약희망자들이 가져온 차량들로 인근 공사장 트럭의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였고 밤샘 행렬은 2km밖 공터까지 이어졌다. 이 사건을 두고 투기꾼들을 탓하기도 하고 시공사의 무책임을 탓하기도 하지만, 사태의 본질은 다른데 있다. 정부의 얼치기 부동산정책과 경제파탄에 있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돈이 있어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부동산처럼 확실한 곳을 찾기 어렵다. 주식을 사는 것은 여전히 불안하다. 자칫 쪽박을 찰 수 있다. 정부는 주택투자를 못하게끔 온갖 규제를 만들어 꽁꽁 묶고 있다. 문제의 송도 오피스텔은 하나의 투자 돌파구가 됐던 셈이다. 주변 오피스텔에 비해 분양가가 훨씬 낮게 책정된 이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합법적 전매가 가능해 청약 희망자들이 대거 몰릴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몰려든 청약 희망자들을 투기꾼이라고 비난할 건 전혀 못된다. 합법적으로 돈 벌 수 있는 일에 투자하는게 무슨 문제가 될 수 있는가. 집을 사면서 미래에 투자수익을 고려하는 것이 뭐가 잘못인가. 미래 투자수익을 무시하거나 따져보지 않는게 오히려 무모한 짓이 아닌가. 사실 투기와 투자를 가르려는 건 권력의 억지요 횡포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순전히 노름일지언정 권력의 입맛에 맞으면 투자가 되고, 정당한 투자라도 권력이 싫어하면 투기가 된다. 지금 이 시기에서 부동산만큼 확실하고 안전한 투자처가 얼마나 될까. 복권을 사고 카지노를 찾는게 투자일까. 주식을 사는게 투자일까. 서민이 평생 알뜰살뜰 모은 재산을 주가 폭락으로 날리고, 난장판 같은 코스닥에 꼬라박고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져야 바람직한 투자가 되는 걸까. 명퇴후 퇴직금을 쏟아 구멍가게를 차려도 말아먹기 일쑤인 게 현실이다. 바닥을 기는 경기 앞에 서민이 벌이는 무슨 사업인들 재미를 볼 수가 없다.

잘난 정부를 둔 탓에 퇴직금마저 날리고 땅을 치는게 요즈음 서민들이다. 여윳돈으로 집을 사서 세를 놓으면 그나마 안전하게 돈을 굴릴 수 있다. 이걸 악착같이 막는 게 이 정부다. 배아파 못 참는 것 같다. 세금 폭탄을 쏟아 붓고 있다. 기어코 중산층 언저리의 서민을 망가뜨리고 빈곤에 빠뜨리고야 말겠다는 것처럼. 부동산보다 더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서민들이 왜 부동산에 매달리겠는가. 돈을 벌 수 없도록 경제상황을 만들고 있는 정부가 돈벌길을 찾아 나선 서민들만 옴짝달싹 못하게 막고 있으니 경제가 더 죽을 쑤는 건 뻔한 이치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위장이혼후 재결합하는 세태도 당사자들을 탓할 일이 전혀 못된다. 절세의 한 방법일 뿐이다. 정부는 왜 국민들이 위장이혼을 하면서 까지 양도세를 피하려 하는지부터 반성해 봐야 한다. 결국 목적은 세금 폭탄을 피하자는 게 아닌가. 가만히 않아 폭탄에 맞아 죽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잘못된 세제가 멀쩡한 부부들에게 이혼까지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집 두채 가진게 무슨 큰 죄란 말인가. 보유세 등 부동산 세금을 턱없이 올리는 정부의 얼치기 부동산정책이 문제의 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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