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주 원장영화 아바타 영향으로 3D 영상 급속 확산
“생활혁명 핵심” 각국 3D공간정보DB 총력
한국도 본격 연구… 콘텐츠 개발 등 시급

2010년 4월 25일 기준, 미국 박스오피스(www.boxoffice.com)에 기록된 영화 ‘아바타’의 미국 내 매출 기록이다. 당연히 기존 1위였던 ‘타이타닉’이 올린 6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현재까지 역사상 가장 많은 7억4500만 달러(8568억 원) 흥행수입을 올린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18일에 개봉된 이 영화에서 보여준 컴퓨터 그래픽기술과 3D 영상기술에 대한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평가는 가히 폭발적이었고, 언론과 방송에서도 ‘아바타’의 영상혁명에 지면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공학측면에서 볼 때,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열광의 중심이 단순히 영화에 담겨있는 예술성이나 작품성이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은 기술적 혁명성에 있다는 점이다.

물론, 3차원 영상기술이 새로운 분야는 아니다. 단순하게는 편광안경을 통한 입체사진 기술이나 복잡한 항공사진 측량에 필요한 도화작업 등 많은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었고, 3D 영화도 이미 1900년대에 시작되어 1950년대에는 첫 황금기를 맞이했던 만큼 새로운 분야도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평하는 ‘기술적 혁명’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아바타’에서 보여준 영상기술이 실시간 3D 방송과 3D TV의 상업화 성공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바타’에서 보여준 입체공간과 달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실제이며, 실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3차원 공간정보’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별개의 3차원 정보화 기술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3차원 공간정보’ 미래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디지털정보로 인식하고 자국 내 지형 공간을 ‘3차원 공간정보’로 구축하고 있다. 또한 Google, Microsoft 등은 자신들의 웹 기반 공간정보플랫폼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걸친 3차원 공간정보 DB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1998년 당시 엘 고어 부통령이 주장한 “Digital Earth라는 새로운 3차원 공간정보”의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9.11 테러 이후, GPS 기반 위치정보 활용과 건물내부의 3차원 위치정보를 통한 재해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등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현저히 높은 자국 특성을 인식하고 재난 및 방재분야에 3차원 공간정보를 긴급 위기관리 대응체계의 핵심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총무성 주도하에 3차원 공간정보를 중심으로 일본전역에 대한 고해상도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데이터 유지체계로 이미 전환하고 있다. 이외에도 캐나다, 영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3차원 공간정보’를 미래 국가 핵심 정보로 인식하고 정밀 3차원 정보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소 뒤처진 감은 있으나, 2003년 건설교통부에서 수행한 ‘3차원 공간정보구축 추진계획 수립연구’를 통해 관련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2010년 4월 현재, 전체 국토의 약 30% 면적에 대해서만 3차원 공간정보의 기본정보인 정밀정사영상과 정밀수치표고모형이 구축되어 있을 뿐이다.

국토해양부에서는 이미 2007년부터 ‘국토정보기술혁신사업단’ 사업을 통해 측량기술 독립을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3D 국토정보의 활성화에 대비한 운영 및 활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3D 사이버 국토’ 추진계획을 새로이 수립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3D 사이버 국토’와 관련해서는 이미 2006년부터 항공 LiDAR측량을 활용한 정밀 지형정보 구축사업을 일부 서울, 대전 등 일부 지역에 대해 구축한 바 있고, 이를 국토전체로 확대할 준비를 마친 바 있다.

그러나, 정보의 구축만으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고, 지속가능한 정보의 선순환 과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축된 정보를 기반으로 민간기업 등과 연계한 응용분야 확산 및 디지털 콘텐츠 발굴도 역점적으로 추진해야만 한다.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전자정부 분야에서도 3D 국토정보에 기반한 고도 행정서비스 개발도 서둘러 추진해야만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2007년 출범한 ‘국토정보기술혁신사업’에 포함된 ‘도시시설물지능화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앞으로 변화하게 될 3차원 정보환경에 대비하여 3차원 기반의 시설관리 지능화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0년 상반기까지는 유무선 통신기술 및 센서망과 연계한 3차원 공간정보를 융합한 시설물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하반기부터는 테스트베드로 선정된 세종시에 대해 적용할 계획에 있다.

화재와 싸우는 방재 현장, 홍수가 발생했을 때의 대피 현장, 건설현장에서의 입체적 현장관리, 도시 시설관리에서의 3차원 시설정보 운용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입체적 서비스의 실현이 요원하지만은 않다. 이러한 미래 환경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의 ‘3D 국토정보’ 구축에 대한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바로 지금이 그 시기이다. /조용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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