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나라당의 정치지향을 개혁적 중도보수로 규정했다. 이와 더불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 지향을 보여 왔던 한나라당의 태도를 감안하면 개혁이라는 수사까지 동원하며 정치노선을 수정한 것은 큰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되는 양극화로 중산층이 감소하고 그 이하 계층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이념보다는 교육?취업?육아 등의 현실적 문제해결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극단적인 정치 대립에 피로감을 느끼는 무당파 성향의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 당면한 사회경제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의 초점을 서민층에 두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다. 설사 지지층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서민과 개혁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한나라당도 정권쟁취를 목적으로 하는 정당인바에야 이 부분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서민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충실하게 내놓지 않는다면, 중도개혁?서민중심이라는 모토까지 표방한 마당에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정치지향을 수정하고 정책의 핵심을 바꾸는 것이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편으로 기대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용두사미가 될까 우려하는 것이다. 공연히 정당들 간의 경쟁에 편승해서 국민들이 헛물만 켜게 할 요량이면 아니한 만 못하다. 팍팍한 서민들의 고통을 완화해주는 실질적인 정책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