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겨울 도로관리작업이 33% 차지 가장 중요
국토부 ‘제설요령 2002’는 낡아 비현실적
제설 시스템과 장비 등 획기적 개선 시급

근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에 몰아친 기록적인 겨울 한파로 인해 직장인들에게는 출퇴근 전쟁을 치르게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자영업자들에게는 생업에 지장을 주고 있는 사례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현상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볼 뿐이다.

국내 도로전문가 중 한명으로서, 최근과 같은 지속적인 겨울 한파는 자연스럽게 겨울철 도로관리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이 뚜렷해, 각 계절에 맞는 연간 도로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중 겨울철 도로제설작업은 1년 중 약 4개월, 전체 도로관리 작업 중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작업이 차지하는 비율과 그 중요성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지만, 도로가 가지는 특성, 즉 도로가 기후조건(강설, 안개, 강우 등)에 매우 취약한 단점을 고려했을 때 겨울철 도로 관리는 매우 중요한 업무로 고려될 수 있다.

최근 도로결빙으로 인해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에서 보듯이 겨울철 도로관리는 궁극적으로 국민의 안전 및 삶의 질 향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발생한 교통사고를 보면, 노면 적설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42명이 사망했고, 노면 결빙상태에서 발생한 4796건의 사고로 인해 총 215명의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불행히도 이러한 사고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그림 1>과 같은 국내 기상조건의 변화는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발효된 동절기 기상특보인 대설주의보와 대설경보를 살펴보면, 전체적인 기상특보 빈도는 비슷하나 24시간 신적설량이 5cm 이상 예상되는 대설주의보는 감소했으나 24시간 신적설량이 20cm이상인 대설경보는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도로관리정책, 제설장비, 제설 대응 시스템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한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정책적인 관점에서 보면 건설교통부(전 국토해양부)와 국토해양부에서 제작‧배포한 ‘도로 제설업무 수행요령 2002’와 ‘도로제설 핸드북 2009’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을 현장에서 반영하고 있다.

‘도로 제설업무 수행요령 2002’의 경우, 이미 연구된 지가 오래되어, 그 내용을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거나 눈이 내리는 경우에는 다양한 장비를 투입해 도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안전과 도로망에 대한 전반적인 소통 능력을 보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도로제설작업에 투입되는 제설장비의 종류로는 제설삽날, 블레이드, 블로워, 제설제 살포기 등이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수년간 사용 되어오고 있고, 현장 실무자들의 요구에 맞춰 어느 정도 개량된 것도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도로제설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제설작업방식이나 제설장비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도로적설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눈을 도로변이나 도로 중앙선 쪽으로 밀어내고 제설제를 살포하는 방식을 벗어나 열 또는 증기 등을 이용해 현장에서 눈에 대한 용해와 도로적설을 신속하게 수거해 처리할 수 있는 장비 등 도로조건에 따라 특성화된 장비의 개발과 그 장비 활용성 증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적인 접근이다. 이는 강설 전 단계, 즉 눈이 내리거나 노면이 결빙되기 전에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안에 적합한데, 이에 해당하는 도로기상 정보 체계는 이미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센서 및 예측 기술 등의 한계로 인해 국내 주요 간선도로망에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현장의 도로실무자나 관리자의 시스템 사용을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 실용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도로에 대한 유지‧관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최근과 같은 기상이변 (지속적인 한파 및 예기치 못한 폭설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 다양한 국내 도로교통조건, 기상조건에 맞는 도로정책, 운영 장비,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선진화의 최적 시기이고, 이를 위한 기초연구 및 실용화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용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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