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하도급거래의 시작은 ‘계약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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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하도급거래의 시작은 ‘계약서 작성’
  • 지철호
  • 승인 2012.06.15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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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5건 중 1건은 여전히 구두계약
표준하도급계약서도 수정·누락 투성이
분쟁땐 수급자만 불리… 계약서 꼭 챙겨야

지난달 발표된 동반성장지수에서 건설업종 12개 기업의 평가결과는 양호 4, 보통 7, 개선 1개 기업이었다. 최근 건설경기의 부진 등과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동반성장에 노력하여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번 평가과정에서 공정위가 담당한 협약평가에 참여하며 안타까운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됐다. 그것은 12개 건설회사가 모두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일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추가하여 협력사에게 불리하게 했거나 협력사에게 필요한 조항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평가에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면 얻을 수 있었던 3점의 점수가 대부분의 평가위원이 동의하는 가운데 모두 0점 처리됐다. 조금이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했던 기업에게는 안타까운 사실이었다.

위 사례와 같이 공정위는 최근 하도급거래에서 서면계약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출발점이 바로 올바른 계약서를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실시하는 하도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부 또는 일부 구두 계약은 2004년 30.9%, 2006년 26.3%, 2008년 19.0%, 2010년 20.7% 등으로 나타났다. 점차 개선되는 경향이지만 아직도 계약서를 작성하는 관행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서면 계약을 하는 경우에도 앞의 사례에서와 같이 중요한 내용을 수정하거나 누락시키는 경우도 있다. 서면 계약이 없으면 위탁내용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위탁사실 자체가 서로에게 모호하게 되어 분쟁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구두 거래는 대부분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원사업자의 요구가 자의적이거나 불분명하다고 수급사업자가 거래과정에서 계약해지 등을 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증빙서류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정위는 하도급거래에서 서면계약의 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제도적인 개선, 법집행 강화, 문화·의식의 정착 등과 같은 세 가지 방향에서 노력하고 있다.

첫째, 구두로 발주하는 관행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하도급 계약 추정제도 등을 도입했다. 2010년 1월 하도급법 개정을 통해 수급사업자가 구두로 이루어진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서면을 발송하고, 이에 대해 원사업자가 15일 이내에 회신하지 않을 경우 계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도록 규정했다. 그리고 2011년 3월에는 서면발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하도급 계약금액의 2배 이하로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둘째, 상습적으로 계약서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를 부당 단가인하, 기술탈취와 함께 3대 핵심 불공정행위로 보고 적극 대처하고 있다. 우선, 2011년 12월 ‘서면 발급·보존 가이드라인’을 새로 제정하여 기업이 서면계약 작성과정에서 준수해야할 사항을 알기 쉽게 제시했다.

그리고 서면 실태조사에서 계약서 미발급 혐의가 있는 업체에 대해 자진시정 기회를 부여하여 이행토록 하고, 반복적으로 계약서를 주지 않는 기업에게는 임직원만이 아니라 대표자(CEO) 교육 등을 실시하여 개선해나갈 것이다. 또한 25개 업종에서 사용중인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대폭 제·개정하여 업종 현실에 맞는 계약서가 확산되도록 하고 있다.

셋째, 계약 문화·의식이 정착되도록 하도급 서면 실태조사나 동반성장 협약 등을 통해 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되는지 계속 점검하고 있다. 그동안 실태조사에서는 서면 미발급 관행에 적극 대처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반복적일 경우 직권조사 실시, CEO 교육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리고 금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와 같이 표준하도급계약서 내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바람직하지 않게 수정하거나 누락한 기업에 대해 엄정한 평가를 계속할 것이다. 아울러 지수 평가과정에서 중간 점검이나 현장 확인 등을 하는 경우 계약서 작성 관행에 대해서도 반드시 살펴볼 것이다.

하도급거래에서 계약서를 주고받는 것은 계약의 성립과 유지, 수급사업자의 권리 보호 등을 위한 기본전제이고, 불공정거래행위를 방지하는 출발점이다. 그동안 원·수급 사업자는 물론 정부의 노력으로 서면계약 관행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확고하게 정착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제도 보강, 법집행 강화, 문화·의식 개선 등을 통해 서면계약 문화가 확고히 정착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고 한다.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국장

[지철호]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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